'그' 봄이 왔습니다.

by kei

내 누이는 세월호에 관련된 것을 (신문이든, 뉴스든, 다큐든, 연극이든, 영화든) 보면 눈물을 흘립니다.

거의 조건반사 같습니다. 솔직히 그런 누이를 조금은 남사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보면 아는 사람이 죽은 줄 알겠다.' 고도 했습니다.


'햄릿 아비'라는 연극에서 세월호 얘기가 나옵니다.

아직 찾지 못한 아홉명의 가족 얘기가 나옵니다.

극을 쓰고 연출한 '이성열'씨가 팽목항에 내려가서 미수습자(실종이 아니라 미수습이라는 말이 아픕니다.) 가족을 직접 만나 뵙고 인터뷰한 내용을 그대로 살려서 보여줍니다.

저와 같은 남자가 팽목항에 관광차 들려서 유족들에게 묻습니다.

'뭐, 필요한 거 없어요?'

한 미수습자의 어머님이 그 말에 종이컵 바닥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낸 후, 그 컵에 물을 붓습니다.

물은 종이컵 바닥에 난 구멍으로 흘러 내립니다.

'내 새끼가 이렇게 됐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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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 16일 0시가 방금 되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0시에 단원고 아이들과 선생님들과 다른 탑승자 분들과 그 가족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잠을 자고 있었다면 어떤 꿈을 꾸고 있었을까요.

아픔과 슬픔을 함께 하지는 못하더라도 잊지는 말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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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지나 또 '그' 봄이 왔습니다.

아홉명이 물 속에서 '그' 봄을 또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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