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쉬어가는 절물휴양림에서
두번째날이 시작됐습니다.
저는 종달리의 '뚜르 드 제주' 라는 숙소에서 머물렀어요. 부부가 하시는 게스트하우스인데, 스텝들을 고용하지 않고 두분이 직접 운영하셔서 시도때도(?) 없이 인포에 뭘 물어보거나 할 수는 없지만, 문자로 소통하면 되고 일단 굉장히 깨끗해서 좋았어요. 혼자 온 여행객이 많아서 조용한 분위기의 게스트하우스였습니다. 화장실도 널찍하고 깨끗하고 만족스러웠어요.
조식을 주시는데 여행객마다 숙박 첫째날엔 피자토스트를 주시고 그다음날엔 이렇게 오믈렛을 주십니다. 3박을 하신다면 세번째날은 다시 피자토스트, 이런식이에요. 정갈하고 맛있어요. 그리고 따뜻한/시원한 커피, 주스, 생수 이렇게 음료수도 준비해주시구요. 아이스커피가 정말 시원하고 잠이 확 깨서 매일 마셨네요. ㅎㅎ
아침을 챙겨먹고 저는 다른 숙소로 옮겼습니다. 뚜르드제주에서는 2박을 하고 다른 곳에서 1박을 하는 일정이었지요. 공항에서 가까운 숙소로 옮겼습니다. '레인보우 인 제주' 라는 숙소에요. 뚜르드제주만큼 깨끗하거나 널찍하진 않았지만 버스로 공항까지 25분정도 소요된다는 장점이 있고 짐 맡기기도 수월하고 침대는 좁지 않고 괜찮았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맡기고 그 유명한 제주 김만복의 만복이네 김밥을 먹으러 출발했어요. 생각보다 위치가 주택가 쪽에 있어서 그리 접근성은 안좋았어요. 차 렌트하신분들은 가시기 수월하실것같지만 뚜벅이 여행자들은 정말 공항가는 길에 들르시거나 그외에는 일부러 거기까지 가기엔 좀 번거로운 동선이에요.
어쨌든 도착했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저 김만복 이렇게 인기 많은덴줄 몰랐어요. 얼른 테이크아웃해서 먹어야지 했는데 줄이 너무 길더라구요. 그래서 인터넷에 더 찾아보니 '김만복 라운지' 라는 곳이 있는데 여기서는 앉아서 먹을 수 있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웬걸... 6월 2일인가 3일부터 7월까지 보수공사를 해서 임시휴업!
날도 더웠는데 일정까지 이렇게 꼬여버리니.. 너무 허무했어요. 결국 만복이네 김밥은 못먹었답니다..
중앙로 지하상가에 가서 냉모밀 한그릇 먹고 절물자연휴양림에 가는 버스를 타려는데, 약국에 들른 사이 이미 지나가버린 버스. 하필 이 버스는 배차간격이 1시간. 오마이갓!! 진짜 오늘 왜이래. 싶었던 순간.
마음을 가라앉히고 삼양 검은모래 해변에 가기로 합니다. 왜냐면 여기 해변 정류장에 43번 버스, 즉 절물자연휴양림에 가는 버스가 오는 곳이기도 하거든요. 제주 바다는 어디든 끝내주기 때문에 바다라도 신속히 보고 오기로 하고 자주 오는 10번 버스를 타고 삼양해변으로 갔습니다.
정말 날씨가 끝내줬어요! 잠깐이라도 바다를 보러 오기 잘했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여기에 서핑 배우러 단체로 오셨더라구요. 아니면 뭐 다 모아놓고 강습을 하시는 건지. 강사님이 막 소리를 치면서 열심히 가르치고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서핑이 더 즐거우셨을거 같아요.
버스를 놓친 덕(?)에 멋진 삼양해변도 구경하고, 괜찮은 코스였습니다. 이렇게 바다는 10분밖에 구경은 못했지만 시간표에 맞춰서 정류장에 돌아가서 다시 43번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기다린지 15분 정도 지나고, 버스가 드디어 왔고 3시쯤부터 절물휴양림을 돌았습니다.
여러 산책길로 되어 있고, 산으로 연결되는 코스도 있는데 산책길만 돈다면 1시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습니다. 근데 절물휴양림은 산책만 하는 곳이 아니라 곳곳에 놓인 평상에 누워 휴식하는 게 큰 묘미에요. 누워있으면 높은 나무들이 눈 앞에 쫘악 펼쳐져 멋지거든요.
평일이어서인지 생각보다 관광객이 많지는 않아서 더 여유로웠어요. 숲 자체도 널찍하게 잘 되어있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산책할 수 있어요.
장생의 숲길이라는 코스인데 오후 4시 이후엔 출입금지로 써있더라구요. 여기는 꽤 긴 코스인것 같은데 한번 가보면 좋을 것 같아요.
평상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가족, 친구들과 카톡 대화도 하고 다음 일정에 대해 생각도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라구요. 5시가 다되는 시간에 나와서 버스를 탔어요. 버스로 한참을 달려서 6시가 넘는 시간에 숙소에 도착했고 방에 체크인을 하고 게스트하우스 직원분께 주변에 있는 목욕탕과 밥집을 여쭤봤어요.
고기국수가 유명하다는 자매국수에 가서 한 15분 정도 대기를 하고 비빔국수를 먹었어요. 막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꽤 괜찮았습니다. 양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전날에 전동킥보드를 너무 긴장해서 탔는지 그리고 넘어져서 그런지 ㅋㅋ 온몸이 너무 아파서 목욕탕에 가서 피로를 풀었답니다. 제가 간 곳은 '동인스파월드' 라는 곳인데 이름만 스파월드라서 고급스러운곳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그냥 동네 목욕탕입니다.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곳인데 괜찮았어요. 게스트하우스에서 여기 입욕권을 50% 가격에 팔고 있어서 저는 3천원에 목욕을 할 수 있었지요. 이득이득.
목욕 끝나고 먹는 탄산음료는 진짜 꿀맛! 여행으로 꽉 채우는 것도 좋지만 중간에 이렇게 목욕탕 가서 피로를 푸는 것도 좋은 코스인 것 같아요. 우여곡절의 하루, 그러나 완벽한 마무리였던 두번째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