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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다올 Jul 14. 2017

어느 날 느낀 나와 나의 괴리

나는 어느 정도의 완성된 내 모습을 기대한 건지도 모른다.


대학생 때 기대했던 졸업 후의 모습 그리고 지금의 내 모습에 나는 아주 큰 실망감을 느꼈다. 지금껏 26년이 조금 넘는 시간 중에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맘껏 체험한 적이 처음이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학생이라는 매우 안정적인 울타리 안에 살아오면서 내 스스로에 대한 기대와 실제 내 모습의 차이가 그리 급격히 크게 벌어진 적이 없었다. 그럴 계기도 없었고. 그래봤자 다섯개 선택지 중에 하나를 찍거나 정답에 가까운 무언가를 휘갈겨 쓰는 시험 정도였다. 시험에 강한 편도 아니었지만 그만큼 기대치도 엄청나게 큰 편도 아니어서 적당히 스스로 타협할만한 정도가 지속되었다.


근데 이제 학교에서 나오니 시험따위로 나를 증명할 수 없었다. 내가 가진 모든 것, 그 중에 뭘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그걸 증명할만한 내 인생의 이야기 거리가 무엇인지 보여달라는 식이었다. 어라, 나 이런건 학교에서 안배웠는데. 학교와 학교밖 세상은 너무나 다른 질문을 던졌다. 이것은 내 개인적인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넘어 교육과 현실이 얼마나 동떨어져있는가를 말해준다.


적어도 지금 유치원생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 나보다 덜한 자아괴리감을 느꼈으면 좋겠고 헬조선이란 단어도 옛날 어른들에게 듣는 남같은 이야기로만 남아 도전 기회가 넘치는 대한민국에서 청년 시절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나도 그런 사회를 만드는 어른이 될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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