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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다올 Sep 03. 2018

나의 이십팔춘기

고민을 넘어섰더니 또 다른 고민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마지막 글을 올린 것이 2017년 11월이었다.

내 시간아, 어찌 지나가버린 것이냐. 난 널 스친 적도 없는 것 같은데...


게다가 연초도 아니고 하반기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9월에 2018년 첫 글을 올린다.


어쩌다 보니 내 글에는 나의 나이에 대해 언급을 자주 하게 된다. 나도 모르게 내 나이를 의식하며 나이에 걸맞은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나 보다.


브런치에 약 9개월 만에 들어와서 글을 쓰므로 어느 정도 근황 얘기는 있어야 할 것만 같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일을 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고용에 대한 불안감 없이 내가 그만두지 않는 이상 일할 수 있는 자리다. 지난번 연재했었던 나의 매거진 <졸업장 너머의 일상> 에는 폭풍과도 같은 불안정한 내 일상, 내 신분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 굉장히 여유롭고 고민 없이 산다는 것은 아니다. 인생은 늘 그렇듯 새로운 고민과 불안함을 던져주고 난 그걸 너무 쉽게 잘 받는다.


내 주변에 있는 동갑이나 또래들 중에 나와 비슷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나 여기 계속 다녀도 되나?' 하고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

이 고민에 고민 없이 답해주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야 취직했구만 뭔 소리야?'

대부분은 사회생활을 오래 한 사람들이거나 아직 취업을 안 해본 사람들이다. 배부른 고민이라고 한다.

근데 문제는 저 고민을 하는 당사자는 배가 부른 것도 행복한 것도 아니라는 거다.


이 기로에서 스스로 묻는다. 이곳에 정착하여 차곡차곡 '돈'을 모을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겨 나의 '꿈'을 키울 것인지. 슬프게도 이 직장은 적은 연봉을 주며 꿈을 키울만한 곳도 아니다. 나의 직장은 집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20분 거리에 있다는 점과 잘릴 일 없다는 두 가지 큰 장점이 있다. 그런데 하나의 장점이 곧 사라진다. 이사를 가기 때문이다.


그럼 나는 잘릴 일 없다는 장점 하나를 보고 다녀야 하기에 고민이 된다. 맘 같아선 업무 경력을 더 쌓은 후 유학을 가고 싶은데 내가 알아본 학교와 지역을 고려하여 예산을 짜 보니 1년에 5천만 원은 필요하다.

그럼 결혼은? 그럼 내 집 마련은?..... 그럼 애는?


혹자는 저런 고민하지 말고 그냥 돈 많은 남자 잘 만나서 결혼하라고 한다.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해서 잘 살 확률보다 내가 커리어를 직접 구상하고 개발해서 조금이라도 성공할 확률이 더 높은 것 같다. 아, 왜 자꾸 결혼 적령기 여성들에게는 남자 잘 만나서 팔자 고치라는 말을 빠짐없이 하는 걸까? 이걸 쓰고 있는데 갑자기 열 받는다. 돈 많은 남자 만나면, 그래 운 좋다 싶지만 돈 없는 남자 만나면 뭐, 인생 망치는 건가? 물론 돈은 중요하다. 인생을 더 쉽게 굴러가게 하는 수단이니까. 근데 나를 출세시켜 줄 귀인을 찾는 게 아니라 나와 함께 인생을 걸어가고 맞춰갈 반려자를 찾는 건데 돈이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왜 아직도 조선시대 같은 기준을 들이밀며 너무나 쉽게 얘기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주변 시선이나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 무시하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한다면 그 결과는 어떻게 될까?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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