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치면

by 다올

몇 년 전부터 사진작가 케이채(K.Chae)님이 올리신 사진을 꾸준히 본다. 나는 사진 중에 파랗게 펼쳐진 바다 사진도 좋아하고, 힘찬 파도의 사진도 좋아한다.

아래 케이채 작가님의 파도 사진을 보고 갑자기 떠오른 문장들이 있어서 '파도가 치면'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써 보았다.


파도가 치면

가라앉지 못한다.

가라앉을 새 없이

지난날의 나태함을 알고 있다는 듯

파도는 몰아친다.


파도가 덮쳐 올 때마다

팔다리를 퍼덕이며 쉼 없이 허우적댄다.

어느새 발붙이고 있던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생경한 바다 한가운데에 와 있다.


파도는

세상의 끝으로 나를 밀어낸 것이 아니라

세상의 한가운데로 나를 데려다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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