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대부분 만난 장소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서로를 마주한다.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람의 다른 모습을 쉽게 알지 못한다. 아무리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도 지금 내 앞에 있는 모습과는 또 다른 얼굴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편한 친구들과 있을 때의 나와 회사나 모임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의 나는 분명 조금 다르다. 가면을 쓰고 있다기보다는 함께하는 사람들과 그 분위기에 어울리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것에 가깝다. 거짓된 모습이 아니라 그 역시 진실된 내 모습이니까. 때로는 나도 알지 못했던 나만의 색깔과 온도가 그 순간에 만들어지기도 한다.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언젠가 어떤 일로 누군가에게 실망하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도, 그것이 그 사람의 전부라고 쉽게 단정하지 않기 위해서다. 어쩌면 나는 그 사람의 한 장면만 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서로의 삶에서 아주 작은 장면들만을 보며 살아간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조용히 말하며 다짐한다.
쉽게 판단하지 않기.
쉽게 실망하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