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너무 엄격했다

by 마린

그동안 잘못 알고 살아온 것이 하나 있어

이제야 그것을 정정하려고 한다.


나는 자신에게는 엄격하지만

세상과 타인에게는 너그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스스로에게 그토록 까탈스러운 내가,

과연 타인에게 관대할 수 있었을까?


그런 사람이고 싶었던거다.


자신에 대한 너그러움이 부족한 사람이

어떻게 타인을 품을 수 있을까.


처음부터 성립될 수 없는 일이었다.


작은 실수도 그냥 웃으며 넘기고

못해도 괜찮다고 받아들이고

가끔은 나 아닌 다른 이들을 탓하기도 하면서

나에게 너그러워지고 싶다.


정해진 규칙은 꼭 지켜야 하고

대충 하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누구보다 도덕적 기준이 높아서

그래서 사는 게 조금 피곤했다.


이제는 하나씩 실수를 만들어보려 한다.

이 작은 일로 하루 종일 마음에 가시가 남고

길을 가다가도 우뚝 멈춰 서게 되고

잠 못 드는 밤이 오더라도.


어설프고 조금 부족해서,

그래서 타인의 실수도 다독일 수 있는


그런 너그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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