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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 꼰대

노필수

by eyanst

다들 어떤 메신저들이라도 쓴다.

카카오톡은 내가 아이폰3 때 처음 설치하고는 아이폰5일 때 지우고 탈퇴했으니 꽤 오래전에 카톡을 버렸다.


쓰는 것이 자유이듯 안 설치하는 것도 자유인데 이걸 안 설치하니 얼마 전 모 방송사 피디는 전화기 너머 “뭐 이런 새끼가 다 있지?” 하는 느낌의 한 숨 비슷한 게 들려왔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 느낌.


너님은 그것에 오더를 싸지르면 피디와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은 모두 “아하 분부하신 게 이거군요” 이런 느낌을 바라는 것 같다.

“피디님 이건 그렇고 저건 저래서 그런 겁니다” 말하면 “아 저희 땡땡 방송은 그렇게 안 합니다.” 이런 식의 답을 두세 번 들으니 ‘방송국 것들’이란 말이 왜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살며 만나 본 아저씨 아재 꼰대는 어느덧 경험치로 적당한 항마력이 있으나 아줌마 할머니 꼰대는 그냥 린치를 당하곤 한다. 그 방향도 경험치가 쌓이면 나아질 테지 하지만 그 피디는 목소리만 들어선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젊은 여성 같았다. 권력을 쥔 젊은 꼰대는 더 답이 없다.

게다가 방송사 피디면 카톡도 없는 내가 약자지.


꼰대가 별 거랴? 뭔가에 예외를 두고 넘어가는 게 그래서 그런 게 싫어지는 게 많아지면 꼰대겠지.

나는 그 메신저 사용 반대의 꼰대로. 학교 강의 중 학생 옆에서 컴퓨터를 보며 설명할 때 책상 위에 둔 학생의 폰에 쉬지 않고 올라오는 카톡의 노란색 알림이 강의

할 의욕을 사라지게 하는 그런 경험은 나도 꼰대구나 싶다. 학생은 메신저 알람 보느라 컴퓨터 화면을 놓친다. 난 학생을 마음에서 놓아버리고. 나도 꼰대 맞지.


왜 사람들은 메신저를 쓸 까?

무료라 쓰겠지. 유료면 안 쓸 테지.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이 있기에 OS가 달라서이기도 할 거다.

가령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모두 아이폰으로 아이메시지를 쓰면 되잖나?


카톡 없는 나의 15년여는 사는데 지장 없던데 몇 년 전부터 브런치고 다음 메일이고간에 카톡 아이디를 만들라 하니 카카오 꼰대도 이런 꼰대가 없다.


여러 의미로 그렇게 통합하려는 회사의 그것도 이해는 가는데 카카오가 다음보다 좋은 이름인가? 다음이 그 의미도 더 좋고 그냥 내버려두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난 메신저 특히 카톡이 싫어요.

꼰대니까요. 깔라 하지 말고 절 그냥 냅두세요…

전화는 잘 받습니다.

카톡에 절 찾아도 없어요.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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