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호의 장난

"오남이" 단편동화... 2

다복 초등학교 5학년 4반 교실

6교시 수업 시간, 3월 2일인데 꽃샘추위인지, 창밖으로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눈을 맞으며 엄마와 눈싸움하던 때가 생각난다. 엄마는 눈 뭉치로 나를 맞추기보다 맞아주는 걸 좋아했다. 내가 여섯 살이었던 해에는 엄마가 많이 아파서 눈이 와도 같이 밖에 나가 눈싸움을 하거나, 눈사람도 만들 수 없었다. 엄마는 눈을 밟을 힘이 없었다. 눈이 올 때 내가 밖에 나가자고 하면 엄마는 늘 따라와 주었는데….


“야, 오남이! 너 공책에 그림 그리고 있지? 한번 보자!”

선생님이 칠판에 글을 쓰고 있는 사이에 갑자기 내 뒷자리에 있던 인호가 일어나서 내 공책을 뺏어갔다.

‘착―’

나는 내 그림을 뺏긴 것도 그렇지만 수업 시간에 인호가 하는 장난이 못마땅했다.

“햄스터 눈사람! 킥킥― 머리가 곱슬한 여자는 네 엄마냐! 너, 엄마 없잖아!”

1학년을 빼고는 계속 같은 반이었던 인호가 심한 말을 했다.

“있어!”

“5학년 될 때까지 한 번도 못 봤는데? 할머니만 봤지.”

“이리 줘!”

“싫어, 가져가 보시지!”


나는 공책을 뺏으려고 한 손으로 잡았는데, 인호가 잡은 두 손이 더 셌다. 나는 씩씩대며 다른 손으로 주먹을 날렸다. 그 모습을 친구들과 선생님이 봤다.

‘퍽―’

“아야!”

나는 순간을 참지 못하고 인호의 뺨을 후려쳤다. 나는 인호가 장난을 많이 치는 친구라 가까이하진 않았는데 같은 반에 내 뒷좌석에 있어서 이런 일이 생겼다. 나는 수업 시간이라는 걸 잠시 잊었다. 친구들이 말리지 않았으면 큰 싸움이 될 뻔했다. 선생님은 인호와 떨어뜨리려고 나를 먼 자리로 보냈다. 수업이 끝나고 나는 선생님과 상담했다. 인호에게 사과를 먼저 하라고 선생님이 그랬다. 내가 친구에게 뺨을 때린 건 잘못이니까. 그때는 “너 엄마 없잖아!”라고 말하는 인호가 정말 미웠다.

‘내가 한 대 친 것보다 심한 말을 한 인호가 더 나빠!’

화가 다 안 풀렸지만 인호한테 억지로 사과했다. 그건, 엄마가 아닌 아줌마를 학교로 부르는 게 싫어서였다.

다행히 선생님이 인호 부모님에게 잘 얘기해서 내가 인호와 싸운 일이 감춰졌다.

이전 01화앞발가락이 다섯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