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질 않는다.
낮에 두 분이 나가고 혼자 4인실을 과분하게 쓰고 있다. 티브이가 없지만 오픈된 세면대와 거울이 있어 맘에 든다.
방안에 세면대! 화장대 옆에 있으면 딱일 것 같다.
집이 아니라서 독채처럼 쓰더라도 잠이 안 온다. 아들이 밤에 노래를 부를 땐 가슴이 뛸 때가 많았는데... 윗집에서 오면 어쩔까 하고. 아들을 타이르며 그치게 할 때가 생각난다. 게임 소리가 자정을 넘어 새벽으로 몇 시간 이어질 때도.
그때는 몇 시간이라도 잘 수 있었는데, 오히려 조용한 곳에 혼자 있으면 잠만 잘 잘 것 같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1분 안에 잠이 든다는 자장가, 빗소리를 틀어도 무용지물이다. 내일 퇴원인데, 저녁에 갈걸 그랬다.
오토바이소리, 차소리가 귀로 통과된다. 다음엔 입원은 신중이 생각해 봐야겠다.(병실, 방음장치 의무화가 되면 좋겠다.)
회사 사무실과 집 중간쯤의 느낌으로는 잠을 잘 수가 없다.
'아, 중간은 늘 고되다.'
옆에 나 같은 환자라도 있으면 동지애를 느끼며 잠들 수 있지 않을까?
20~30분마다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가 눈을 번쩍 뜨게 한다.
말이 잘 안 나오니 손가락으로 열심히 말하며 운동 중이다.
'스스로 자는 게 이렇게 어려울 수가!'
저녁 10시 반, 낮에 잠들 뻔했는데, 그때가 오히려 편했다.
소음은 밤에 더 활기를 친다.
바쁘고 정신없을 때보다 조용하고 혼자 있을 때 또렷한 친구가 되어준다.
'그래, 이것도 경험이다.'
다크서클이 붙어서 친구가 돼 주어도 감사하게 끌고 집에 가야지.
오히려 피곤하고 다리 아팠던 버스나 전철 안에서 더 잠이 오니, 더 익숙한 게 편안한가 보다.
익숙함에 대한 불편이 가라앉는 밤이다.
조용함을 씹고 단물도 다 빨고 심심한 밤을 손가락으로 치대고 있다.
친구가 줄줄이 많아진다.
오토바이 소리
버스 소리
바람 소리, 소리
소리소리
줄줄이, 적막할 틈 없는 밤
이도 익숙해지면 잠이 들겠지.
밤도 편히 쉬고 꿈을 이불처럼 깔아주겠지.
이불을 덮고 밤의 옷을 갈아입고
난, 꿈의 세상에서 살 거야~~
꿈에도 모든 걸 느낄 수 있어.
그런데 꿈에 어떤 사람의 손을 만지면 통과되기도 했어. 난 귀신이 아닌가 했어. 꿈에~~
꿈은 누가 만들어 주는지, 꿈 가루를 뿌려주는지 추측은 하지만 아무도 몰라.
혹시, 천사들이 만들어준 영화일까?
상상하는 밤이야~~~
다시 깨어나는 내일에는 아이들 손 잡고
따뜻한 보이는 세상에서 살 거야.
오늘도 수고했어~~♡
내게 쓰는 편지는 보이는 세상에서,
손가락의 운동이 필요한 세상에서 쓴다.
4인실 독채의 하룻밤은 길고, 글도 오래간만에 쓰게 되고, 감사한 마음도 친구여서 좋다.
밤이 자장가를 불러 달라고 조르는 밤이다.
알았어, 자장가 불러줄게~~♡
자장 자장 우리 밤,
차 소리도 잠들고
도시의 불빛 꺼지는 밤
자장자장 우리 밤
편히 쉬고
눈 뜨면 빛 되는 밤
내 깊은 마음에 들어와
꿈의 이불 덮고 잠드는
자장자장 우리 밤
자장자장 우리 밤
잘도 잔다 우리밤
자장 자장 우리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