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편
멀어져 가루가 된 종이
바닥에 들러붙는다
그 안에
그녀만 보이는 사람이
앉아 총을 겨누고 있다
꼼짝 마!
치우면
쏜다!
난, 너무 지쳤어
당신은 말만 하지
치우지도 못하면서
유령 주제에
내 눈을 덮어버렸군
모래처럼 까끌거렸다면
모를까
무거운 눈꺼풀과
당신 입가에 켜켜이 쌓인 주름만큼
내 발은 먼지에 묻혀 있어
빠져나올 수 없군
당신 말만 들을게
다른 사람이
총을 겨누면
핑계 댈게요
치우는 척
그의 주변만
그가 가면 다시
꼼짝 안 할게
당신 말만
당신 말...
꼼짝 마!
치우면
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