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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금 나비 Jun 20. 2024

뽑기 머신

생각 뽑기

지구가 돌고 있다

돌고 있는 먼지에

먼지가 끼인다    

 

돌돌 솜사탕처럼 돌다가

단단한 돌멩이로 변해

바람 든 구멍 속으로

쏙―

빠진다   

  

툭―

뱉어낸 말.

랜덤이다!

    

나는 모른다

모르는 돌에

사람이 맞는지

동물이 맞는지

    

지구가 던진 돌에

지구가 맞는다

사람이던지 돌에

사람이 맞는다     


뭘 넣어서

자기가 맞아!     


선악과를 빠뜨렸는지

카인이 던진 돌이

떨어졌는지     


먼 핏줄의 얘기가

온몸에 근육처럼

튀어나온 얘기가      


삼백 대 할아버지의 말이

십 대 할머니의 머릿속에도,

어머니의 머릿속에도 돌다가


불붙는 헐거운 구멍 속으로

술술

빠진다     


돌돌 돌아가는

익숙한 알갱이들이

거름망 없이     


바람난 눈으로

불타는 입술로

쓱―

손으로  

티 없이 빠져나온다     


돌멩이인지

바윗돌만 한지

알 수 없는 무게의

먼지들이


투명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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