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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나무의 사랑

귤나무의 사랑


어머니의 앞치마같이

흰 보자기에 꽃을 품어서


풀어내는 순간에

활짝, 귤이 달렸다


어머니의 시큼하고 단 잔소리가

입안에 터져


맛있게 시다,

한 해의 잔소리가 묻힌다



: 매 해마다 귤을 달아주는 귤나무가 어머니의 사랑 같다. 쌀뜻물 외에 특별한 영양제를 주지 않아 미안한 마음도 있고, 진드기에 잎이 말라서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나무는 이에 굴하지 않고 흰 꽃을 피워 집 안에 향기를 풍기고 창문 밖으로 퍼져나간다.

해준 게 없는데, 꼭 한 해에 5개 이상의 열매를 잘 키워서 우리 가족의 입에 하나씩 넣어주는 귤나무가 너무 고맙다.


막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생일 선물로 사준 나무인데, 5년째 베란다 화분 안에서도 계절을 느끼고 제 본분을 다하는 나무. 내가 여태껏 본 나무 중에 제일 가깝고 소중하다.

훗날, 마당이 있는 주택으로 이사를 하게 되면 마당에 심고 싶은 나무다. 꿈이 생겼다!


[귤나무의 사랑] - 손금나비

시를 소중한 귤나무에게 바친다.^^








나는 우리 귤나무에게 싱싱한 잎과 주렁주렁 달린 열매를 선사하고 싶어. 멋진 정원에 있는 귤나무의 꿈을 이뤄 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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