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저녁

막내를 위해 저녁을 굽고 있다.
붕어빵을 굽고 있다.


점심엔 삼계국을 끓였고, 어젯밤 남은 짬뽕탕 국물로 해물라면을 끓여주었다.

막내는 이른 점심에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엄마, 나, 위가 늘어났나 봐. 요즘 많이 먹네!”

막내는 밥도 먹고 라면은 나와 반반 나눠먹었다.
“그럼, 좋은 거지.”


나는 몇 달 동안 막내가 한 끼로 때우는 습관을 고치려고 애를 썼다. 밥은 안 먹어도 차려 놓고, 딸에게 한두 번 권해도 안 먹으면 치웠다. 딸을 나무라면, 딸은 안 먹을 것이고 내 속도 탈 테니까 바로 치우는 게 낫다.

그리고 나는 밥을 거르는 딸을 위해 흑염소 진액을 먹이고, 홍삼 스틱도 챙겨주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제발, 막내가 삼시세끼, 아니 두 끼라도 매일 먹게 해 주세요.’

그 마음이 하늘에 닿았을까. 요즘엔 두 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딸이 밥에다 라면까지 먹다니, 감동이었다.

그런데 저녁때 식사하자고 부르니, 점심을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르단다. 또 애가 탄다.

막내는 배가 부르다면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더니, 간식 서랍까지 뒤적인다.
“너 밥 안 먹고 과자 먹으려는 거지?”
“아니야! 우유 먹으려고 그러는 거야. 과자도 없고만.”
“너 배 안 고프다며?”
“그래서 우유만 먹는다고.”

이럴 땐 져줘야 한다.


큰딸과 저녁을 먹고 나서 와플을 해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내가 슬쩍 나와 물었다.
“팥! 엄마, 붕어빵 할 거예요?”

냉동실에 얼려둔 팥앙금이 생각나서 따뜻한 물에 녹여두던 참이었다.
막내가 관심을 보이자, 나는 바로 협상 모드로 들어갔다.
“저녁 먹고 붕어빵 먹으면 되겠네.”
“싫어, 나 배부르다고!”

“알겠어.”

여기서 내가 “너, 배부르다며 붕어빵 먹을 배는 있어?”라고 하면 딸은 “안 먹어!”라고 말할 게 뻔하다.

딸이 아무것도 안 먹는 것보다, 저녁으로 붕어빵이라도 먹는 게 낫다.



나는 막내의 마음이 변하기 전에 얼른 붕어빵을 구워 첫 번째로 건넸다. 막내가 저녁으로 붕어빵을 먹었다.


나라면 아까워서라도 다 먹었을 텐데, 한 개를 남겼다.


두 번째로 큰딸에게 붕어빵을 만들어주고,

마지막으로 내 붕어빵에는 아보카도를 넣었다.

막내가 언젠가 나처럼 밥도 먹고, 간식으로 붕어빵을 먹을 날을 상상한다.



그날이 오면, 나는 행복한 붕어빵을 자주 구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