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 라테를 마시며 잔 안을 들여다본다. 하얗게 덜 풀린 가루가 나무의 무성한 잎처럼 보였다.
'짧은 이야기는 어떨까?'
한 번쯤 차를 마시며, 혼자 상상해 보는 이야기를 커피 안으로 가져온다.
스치는 커피 안의 이야기.
<한 편의 이야기 시>
고인 계절은
폭풍의 언덕
바라보는
한 여인
봄을 맞아
꽃잎 흩날리고
가지 끝에 고인 당신
열매로 받아들였다
창밖에 선 그 나무
계절마다 숙이는 가지
시큼하고도 단 열매의 향이
아이들 코 끝에 닿으면
서로 따서
받아 든 마음에
계절은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