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괜찮아요

언니야~ 축하해~~~

조카 결혼식날 언니에게 쓴 편지

by 아이얼

** 언니~

오늘 언니가 있는 그곳에서도 잔치 벌였지?

그리고 늘 그랬듯이 유쾌하게 깔깔대며 자랑해댔지?

"오늘 결혼하는 내 딸과 사위 좀 보세요~ 엄청 예쁘고 의젓하고 사랑스럽죠?"

"내 대신 앉아있는 내 동생도 나보단 쬐금~ 못하지만.. 꽤 우아하죠?"

"내 아들 상준이와 남편 좀 보세요~ 참 씩씩하고 의연하지 않아요?"


언니~

오늘 언니를 대신해 혼주석에 앉아있으면서 이렇게 행복해하는 언니의 모습이 상상이 되는 거야. 그리곤 언니와 또다시 대화를 나누었지.

"우리 지 서방 너무 귀엽지 않니? ㅎㅎ 아주 예뻐 죽겠어~ 내 말은 또 얼마나 잘 들어주는지~ 같이 있으면 히히 깔깔 너무 행복해~ 온갖 근심이 다아 사라지는 것 같다니까~"

"아이고~ 팔불출! 이 세상에 언니 혼자만 사위 보는 것 같네~ ㅎㅎ"


언니... 정말 고마워. 이렇게 밝고 환한 모습의 언니를 간직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지금 당장 곁에 없어 안타깝지만...

이런 날 슬픔보다는 언니의 기쁜 음성이 먼저 들려온다는 것은 분명 언니의 삶이 아름답고 눈부셨다는 하나의 반증이니까..

오늘 언니의 딸 나정이 세상의 그 어떤 신부 보다도 더 빛나고 아름다웠어. 매력적인 여성으로 성장해 한 가정을 이룬 나정이 곁에 언니의 수고와 정성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가고 있었어...


언니 덕분에 나 혼주 경험 통틀어 4번 할 것 같아.

아들이 없는 내가 상준이 결혼할 때엔 남색 저고리에 황금색 치마 받쳐 입고 또다시 언니 대역을 해볼까 해~ 연극배우의 꿈을 가졌던 내게 딱 맞는 배역이지? 그러니 이제 그곳에서 사위 자랑은 잠시 접어놓고 며느리감 콕! 찍어 보내봐~ 알았지? ㅎㅎ


언니~ 언니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려고 앉았을 때, 처음엔 눈물 한 바가지 받아낼 각오로 시작했었는데~ 쓰다 보니 이렇게 유쾌한 나눔이 되어버렸네?

언니가 원하는 대화가 바로 이런 거라는 거! 알려줘서 고마워..

언니~ 이렇게 좋은 날, 기분 좋은 만남으로 내 앞에 마주한 언니...

언니는 정말 나의 영원한 베프(베스트 프렌드)야!!

사랑해~ 언니. 때가 되면 나도 언니가 있는 그곳, 천국에 갈 거야.

그곳에서 만날 때까지 우리 이렇게 아름다운 소식 주고받자.

소중한 추억과 오늘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좋다~ 언니야~~~

( 2016. 12.17 )


혼주석에 앉아있는 제 눈빛.. 그리고 뒷테이블의 친정엄마 표정.. 그날 이렇게 눈이 퉁퉁 부어있었네요ㅠㅠ

그날 엄마 모습이 가슴에 사무쳐요… 딸을 향한 그리움을 참지 못해 어쩔 줄 모르시던 엄마… 이로부터 3년 뒤 남은 우리들과도 이별하고 떠나셨네요 ㅠㅠ

이때 입으셨던 고운빛 두루마기는 제가 대책 없이 지니고 있는데.. 언제 입게 되려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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