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고 보니 정말로 철학적이 되었다. 질문이 답을 만들고, 독자가 작가를 만든다.”
#류시화 님이 오늘 페북에 올린 글 중 마지막 문장이다. 나 역시 정식 작가는 아니지만 요 며칠 체감하고 있는 중이라 눈길이 머물러 이리 내 글의 첫 문장으로 따왔다.
난 소위 ‘어떤 문젯거리에 대해 필 받으면’ 구체적인 생각도 없이 그냥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러니까 결론이 세워지지 않은 채, 불쑥불쑥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해 펼쳐놓을 뿐이다. 그러다 보면.. 나름 근사한 철학이 세워지기도 한다.
그러니까 정신 산란할 때는 일단 올라오는 생각들을 언어로 정리해 보는 행위가 얼마나 유익한지 모른다. 이걸 체험하고 있던 중에 공인된 유명작가님이 떡하니 이렇게 명쾌하게 결론으로 설파하니 얼마나 반가운지! ㅎㅎ
그러니까 스스로에게 던지던, 남이 던져주던 질문이 답을 만드는 것! 100 퍼 동감이다. ^^
또 하나 “독자가 작가를 만든다.”에 대해서는 어제오늘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요 며칠 브런치에 올린 나의 #몽골여행체험기 를 읽은 몇몇 지인분들이 공개적으로, 혹은 개인적으로 코멘트를 해주시는데.. 그들의 반응에 나의 생각과 언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처음에 우려했던 대로 나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기도 했고, 색깔이 입혀지기도 했으며, 내가 놓친 부분에 대해 언급되기도 하였다.
그러니까 ‘자가당착적 이야기’가 아닌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감 메시지‘ 를 쓰기 위해 숙고하고 여러 차례 퇴고의 과정을 거쳐야 하겠다는 깨달음이 있었던 것이다.
페북이건 블로그건 또 브런치건..
SNS에 글을 올리는 모두는 당근 ‘작가’이다. 자신이 공개적으로 올린 글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냥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펼쳐낸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잔잔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을 보니..
나도 곧 ‘정식작가’로 입문해 보라는 또 다른 신호??ㅎㅎ
*사진은 동네도서관에서 엘베 기다리다가 문구가 멋져서 찍어보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