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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그들 중 한 사람 같았었느니라

오바댜/요나

by 아이얼

오늘 읽은 오바댜와 요나서.

다른 이들을 떠올리기에 앞서 나 자신부터 겹쳐지고 있었다.


성경말씀마다 들어있는 비유와 은유와 상징들은 이래서 그 가치를 발휘한다. 매번 똑같지 않은 정서, 해석, 적용.. 그래서 읽을 때마다 늘 새롭다.


성경을 읽으면서 더더욱 나 자신의 약점이 환히 드러나고 있는데.. 그건 내가 뭐든 잘 잊어버리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안 좋은 일이라면 당근! 금방 잊어버리는 게 마땅하고 현명한 일이겠지만, 교훈적인 일이었다면 꼭 기억의 회로에 저장 입력해 놓고 필요할 때 꺼내 적용시켜야 할 것이다.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놓고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그렇게 살아야 성공적인 인생을 누리게 되는 것이리라. 그런데 현실은 꼭 맘먹은 대로 돌아가주지 않는다. 그래서 낭패감이 드는 것이다. 거의 매일 성경을 읽고 사는 나 같은 자도 예외가 아니다.


'네가 멀리 섰던 날 곧 이방인이 그의 재물을 늑탈하며 외국인이 그의 성문에 들어가서 예루살렘을 얻기 위하여 제비 뽑던 날에 너도 그들 중 한 사람 같았었느니라 '
오바댜 1:11
https://www.bible.com/ko/bible/88/OBA.1.11


"너도 그들 중 한 사람 같았었느니라"


객관적인 시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게 부추기는 이러한 성경말씀은 이래서 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기 두렵고 떨리기만 하는 것이다.


요나서에 들어와서는 더더욱 그 낭패감이 고조된다.

요나는 난파되기 일보직전인 배 안에서 스스로 자신의 죄를 시인하며 죗값을 치르겠노라 선포하고야 만다.

나 혼자 죗값을 치르고 문제를 무마하면 될 것이라는 제법 대의적이고 이타적인 명분 있는 생각이지만..

그것도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의 속내를 환히 아시는 하나님이 이렇게 일큐에 나무라신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네가 수고도 아니하였고 배양도 아니하였고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망한 이 박 넝쿨을 네가 아꼈거든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치 못하는 자가 십 이만 여명이요 육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아끼는 것이 어찌 합당치 아니하냐
요나 4:10-11




나 스스로 옳은 생각이라고, 마땅한 처신이라고 당당히 우겨대며 살아가고 있는 내 일상의 편린들이 떠오른다.

오바댜가 요나가 그랬을진대 내가 어찌 그 우매함에서 벗어날 수 있었겠는가! 난 그들처럼 대의적 명분도 지니고 있지 않은데 말이다.

문득 몹시 부끄러워진다..

내 주장대로 살아지지 않고~ 또 절대 그리 되어서도 안 되는 세상!

이 세상의 온전한 주인은 하나님 아버지이심을 인정한다면..

매일 하나님의 뜻을 구하면서, 그에 따라가는 단순하면서도 순종적인 처신이 온몸에 배이게 되었으면 참 좋겠다.

갈등 없는 삶의 자리가 천국이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고귀하고도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추구해 본다.


날마다의 갈등을 통해 알아가는 하나님! 그의 아들 예수그리스도! 내 안의 성령님의 존재가 참 귀하다.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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