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도 미움도 아픔도 오후엔 갤 거야> 후기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에서는 더욱이나 잘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스펀지는 흡수 능력이 탁월하다. 액체를 아무리 흡수해도 망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액체와 더불어 쓰임새가 요긴한 상태가 된다. 그 탄성과 흡수력은 오늘날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사고에 요긴한 속성이다."
- 본문 85쪽 -
최선혜 작가의 신간 <슬픔도 미움도 아픔도 오후엔 갤 거야>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한 역사학자의 사유를 담은 참 선하고 은혜로운 책이다.
"시대는 변했어도 사람 사는 모습의 기본은 같은 거로구나~"
이렇게 깨닫는 순간 슬픔이, 미움이, 아픔이 조금씩 빠져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 세상에 나와 같은 심정인 사람이 또 어디에 있을까 싶어 문득 외로워질 때...
과거 수백 년 전 이 땅에 살다 간 누군가의 이야기가 나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 준다는 사실이 위로가 된다.
이 책은 이렇게 작가가 일상에서 경험하고 느끼는 것들을 역사의 이야기와 함께 잔잔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녀가 알고 있는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시대 속으로 스며들어와 우리의 삶을 다독여준다. 나의 이야기를 역사이야기에 접목시켜 오늘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게 하는 잠언서가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 번에 주욱 읽어 내려가도 좋지만, 침대 머리맡에 두고 머릿속이 복잡할 때나 흥분이 잘 가라앉지 않을 때 펼쳐 한 챕터씩 읽어 내려가면 더욱 좋을 책이다.
그만큼 우리의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잔잔한 울림이 있는 책이다.
특별히 작가의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하루 전에 남기셨다는 말씀은 퍽 인상적이었다.
"며칠을 앓으시던 할머니는 잠시 말문이 열리셨다...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라는 말과, 누군가 배곯고 외롭고 힘든 사람에게 따뜻한 밥을 대접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는 당부를 남기고 떠나셨다."
작가의 할머니도 작가에게는 누구보다도 귀한 역사적 인물이다.
역사학자가 된 작가는 과연 할머니의 말씀대로 따뜻한 치유의 언어로 힘든 이들을 위로하고 다독이는 자가 된 듯하다.
작가 최선혜 님은 지금도 브런치에서 활동하면서 수많은 이웃들에게 찾아가 위로와 격려의 댓글을 일일이 달아주는 참 따뜻한 분이다. 이 책을 읽고 난 감동을 잔잔히 이어가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그녀의 브런치를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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