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기 싫은 학생의 마음
필자는 현행 수업의 가장 큰 문제점이 '학급당 아이 수의 많고 적음과 무관하게 거의 모든 학급에 학습을 제대로 성취한 아이군(群 무리 군)과 학습을 불완전하게 하거나 실패한 아이군의 양군으로 분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서에서는 편의상 전자를 A군(群)으로, 후자를 B군(群)으로 약칭하기로 하겠습니다.
B군이란 지적 장애가 없는 보통의 아이임에도 불구하고 마땅히 수행해야 하는 학습을 불완전하게 하거나 실패하는 아이들입니다. B군 아이들은 그들이 속하는 학습 사회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요? 그들은 날마다 당당하게 발표하고, 칭찬받고, 기뻐하는 A군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실망하며 365일을 열등감, 차별감, 소외감의 오한에 떨며, 재미도 희망도 없는 나날을 살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학교에 오는 것이 마치 학교의 규칙을 지키고, 교실을 청소하고, 급식을 먹기 위해서 학교에 오는 것 같다고 여기고 있을까 우려됩니다. 그들은 누구로부터 인정받지도, 주목받지도 못하는 초라한 자신을 한심스러워하고 있지 않을까요. 현재의 교실은 물리적으로는 밝고 따뜻함에도 불구하고, 이 아이들에게는 어둡고 차가운 심리적 공간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에는 법칙이 있다(한형식) 중에서
이 아이들은 공부하기를 싫어하지만,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지식을 아는 것을 거부하거나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도 지식을 알고자 절실히 소망하고 있으며 알고자 하는 기본 욕구, 곧 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직 수업이 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게 이루어진 탓에 그들은 학습부진아로 만들어진 것뿐입니다.
-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에는 법칙이 있다(한형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