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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Apr 27. 2023

봄철, 무서운 동해안 산불을 어쩔꼬?

겹벚꽃이 화려하게 만개한 어제 오랜만에 강릉을 다녀왔다. 가는 김에 궁금했던 강릉 경포동 산불 피해지역을 돌아보았다.   

  

특히 이번 산불이 동해안 역사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경포대 인근이라 더욱 걱정되었는데 경포대와 연접한 현충탑까지 화마의 흔적을 보곤 너무 놀랐다.     

 

다행스럽게 경포대 누각에 직접 피해는 없었으나 인근의 지정문화재인 방해정이 소실되었고, 비지정문화재인 상영정을 전소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근진 해변까지 솔향강릉을 상징하는 소나무군락들이 불타고 주택, 펜션 등 주민피해도 막심했다.   


동해안의 봄철 대형산불은 연례행사처럼 발생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치명적 위험을 주고 있다.      


산불의 주범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봄철 이동성 고기압이 태백준령을 넘으면서 발생하는 양간지풍이라는 태풍급 강풍이다.     


그런 연유로 봄철 동해안에선 공무원들 뿐만 아니라 주민들 모두 초긴장 속에 보낸다. 산불감시 완장을 찬 사람들의 행동거지들이 예사롭지 않다.  


그러나 건조한 봄철 날씨!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소나무 군락!

태풍급 강풍!


이 세 환경요인에 어떤 작은 불씨라도 점화되면 진화가 불가능하며 무서운 속도로 번져서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이번 산불은 다행스럽게 바닷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고 오후 늦게 비가 조금 내려 더 큰 불로번지지 않았지만 위험천만했다.


가히 하늘이 도와주었지만 봄철 산불은 동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의 숙명일까?


봄철 대형산불은 역사적으로 살펴보아도 심각했다. 조선실록에 기록된 가장 심각한 산불은 1804년 발생하였는데 그 피해가 민가 2600, 사찰 3개소, 어선 12, 곡식 600석 등이 불탔고 사망자가 61명이나 되었으 율곡선생의 위폐가 모셔진 송담서원 80칸도 소실되었다 한다.    

인위적,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산불 예방과 진화에 노력하고 있으나 예나 지금이나 극복하기 어려운 숙제다.


조선시대 산불을 낸 자의 형벌은 실화는 곤장 80, 방화는 100대 또는 오지로 유배시켰다 한다. 현대문명의 총아로써 산불진화에 무척 유용한 소방 헬리콥터도 양강지풍 속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경복궁의 화기를 막기 위해 광화문 앞에 해태상을 만들어 놓은 것처럼 마을마다 해태상이라도 만들어 놔야 하나?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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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상상할 수 지만 묘책의 탄생을 기대한다! 온고지신의 지혜보다는 청출어람의 도전에 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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