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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Sep 25. 2023

서울의 도성들이 동쪽으로 간 까닭은?

유럽의 ()생각하면 화려한 파티가 떠오르고, 한국의 성들은 악전고투하는 모습이 연상됨은 나만일까?  

   

우리나라 건설사 중 'ㄹㄷ캐슬이란 아파트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 웅장하고 안락한 유럽 들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 같다.      

한국의 성들은 평소에 생업에 종사하다가, 적이 침공하면 버티기 작전을 수행하는 장소이기에 이미지도 그런 것 같다.(***청야입보 전술에 입각)    

 

하여튼 성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정학적 요지에 위치해 거주, 방위를 하여 삶을 영위하려는 터전이다.


그런데 서울 일대에는 적지 않은 수의 성들이 산재해 있다.      


조선의 도읍인 한양성(서울중심), 북한산성(북한산), 행주산성(고양)도 있으나 대부분의 성들은 서울의 동쪽 한강유역에 위치한다!


남한산성, 이산산성, 아차산성, 몽촌토성, 풍납토성 등 왜 그럴까?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워커힐 부근의 아차산성은 백제초기(1~2세기), 중부고속도로 분기점 부근의 이성산성은 신라중기(6세기), 남한산성은 신라중기(7세기)에 건설되었다.      

*현재의 남한산성은 조선중기에 대대적으로 중수되어 현재의 모습이다.

두 토성들은 한강변 둔덕에 설치되어 생활근거지적 성격이 더 컸으나, 산성들은 군사적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다섯 개의 성은 모두 한강을 연하여 강동구 중심으로 한 그 일대에 산재되어 있다. 그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먼저 살펴볼 것은 서울이다. 서울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심이다. 역사를 돌아봐도 삼국시대부터 치열하게 쟁탈을 벌렸고 백제, 고구려, 신라 순으로 이곳을 차지했으며,


그 뒤로도 서울일대를 장악하는 세력이 한반도를 지배했다. 마치 중국대륙의 중원을 차지하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는 것처럼...   


그런데 서울을 장악할 수 있는 CHOKE POINT(요충, 관문)은 어디일까? 바로 이 다섯 성(城)들로부터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한강은 서울을 장악하는데 최대 장애물이며, 동시에 서울을 장악하는 최적의 수단이 된다.


지금이야 한강에 교량이 26개나 지만  이것이 없던 시절 이 강을 자유롭게 건너는 것, 즉 도하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21세기의 군대들에게도 만만치 않다. 하물며 과거에 대규모 도하작전은 상상할 수 도 없다.      


오직 도섭(徒涉), 즉 걸어서 강을 건너가는 것이 유일하게 한강이란 자연장애물을 극복하는 길이다.   

   

그런 점에서 서울 접근이 용이한 도섭가능한 한강의 최하류 지점과 그곳을 통제 가능한 곳이 중요하게 대두된 것이다.


바로 이곳이 강동구/광진구/미사리 일대다. 광나루 상류부터 미사리 여울목 어간이다(팔당댐 설치이전)


*** 최근 서울의 가장 동쪽 나루터인 광나루를 상징하는 모습의 건물이 동서울 터미널에 지어진다고 발표되었다.

올림픽공원 일대의 두 토성(몽촌, 풍납)과 한강 맞은편의 아차산()은 그 도섭지점을 잘 관측, 통제할 수 있는 지역이었다.      


그런데 두 토성들은 지대가 낮아 효과적으로 감제와 전투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더 높은 이성산성, 남한산성으로 CHOKE POINT가 옮겨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시대가 변할수록 화기의 발전과 사거리 증가(화살소총화포)로 통제범위는 더 넓어졌음을 고려하여 두 성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을 알기 어렵듯이, 서울의 도성이 동쪽에 집중된 것을 도섭지점 통제라는 단촐한 이유 하나로만 설명하긴 어렵다.


그래도 주목할만한 사안이다.  


***박물관을 돌아봐도 관련된 자료조사나 연구도 문화사적 관점에 치우쳐 있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하여튼 이유 없는 무덤 없듯이 사연과 의미 없는 유적은 없다! 재개발, 재건축이 횡행하고  도시화가 가중되어 서울시내 곳곳이 파여 나간다.  역사의 보고인 서울 땅을 그만 후벼 파고 오래오래 보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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