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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Aug 17. 2024

회심의 일격

攻其無備 出其不意

쿠르스크(KURSK)! 러시아 서부국경 평원지대에 위치한 120여만 명의 인구와 경상 남, 북도를 합한 크기 면적(29,800 km²)을 가진 주()로써 우크라니아와는 국경을 연하고 있으며 벨라루스와도 가깝다.


현재 러-우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전장지역과는 150km 정도 떨어져 있다.


그런데 열흘 전 그동안 전쟁 내내 고전했던 우크라니아가 이곳 쿠르스크에서 반전의 모멘텀이 될만한 극적인 전투를 벌리고 있다.


절치부심했던 젤렌스키의 회심의 일격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곳 루스크는 2차 세계대전 독소전쟁 격전기 때인 1943년 8월  인류 역사상 최대의 전차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8천여 대의 독일-소련 양국의 전차가 격돌하여 50여만 명의 전상자가 발생한 전투로, 독일의 침공에 소련군이 회심의 일격을 가해 독일군의 공세기세를 좌절시킨 유명한 격전지였다.


2022년 2월 러우전쟁 개전후 우크라니아 군은 국력이나 군사력이 매우 열세하여 오래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끈질긴 저항을 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동부전선으로 전투력을 집중하여 공세를 벌린 이후에 우크라니아는 서서히 드네푸르강 동쪽지역의 대부분을 잃고 고전 중이었다.


서방의 지원도 충분하다고 할 수 없고, 병력충원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더욱이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는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공공연하게 푸틴과의 우호적 관계를 언급하며 러시아와의 휴전을 언급하는 트럼프의 말폭탄은 우크라니아를 더욱 옥죄었고 그 시각은 차곡차곡 다가오고 있었다.     


절치부심한 젤렌스키와 우크라니아 군은 모험적 작전을 결정하였다. 어려운 현전선 상황에도 불구하고 은밀히 예비 병력을 모아서 러시아군에게 새로운 곳에서의 전투를 강요하였다.  


적이 예상치 못한 시기에, 예상치 못한 장소로의 기습으로 비록 작전초기이지만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열흘 만에 서울시 두 배 면적을 장악했다 한다. 


러시아의 3대 핵발전소도 코앞에 있고, 배후에 적을 두게 된 전선의 러시아군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종전을 위한 이니셔티브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푸틴이 3일 연속 국가 안전보장회의를 하고 작전사령관을 교체한 것만 보아도 충분한 설명이 된다.


다만 초반의 승기를 이어 전과를 확대시킬 능력과 여건이 될는 지는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장거리 미사일 제한을 풀어달라는 젤렌스키의 요구를 확전 때문에 응답을 하지 않고 있는 서방국의 태도, 우크라니아 예비부대의 가용성


만약 이 전투를 기화로 전장의 주도권을 확보한 우크라니아가 러시아와 대등한 입장에서 종전을 맞이할 수 있다면

우크라니아 군의 루스크로의 진격은 한국전쟁시 인천상륙작전, 3차 중동전쟁 시 스웨즈 운하 역도하로 승리한 이스라엘에 비교할만한 통쾌한 승전사로 기록될 것이다.


군사학을 공부하는 후학들에게 '攻其無備 出其不意(공기무비 출기불의)'


 '적의 방어가 허술한 곳으로 공격하고, 의도하지 못한 곳으로 기동 하라!'는 손자의 가르침을 완벽히 구현한 전략적 기습의 전범(典範)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쿠르스크 #기갑전 # 전략적 역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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