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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Aug 31. 2024

미사 한강 모랫길 1

미사(渼沙)의 한문 풀이는 '물놀이 모래'라는 뜻이다

미사리(渼沙里)! 내겐 아스라한 추억이 남아있는 곳이다.


오래전 사관학교 시절 공수훈련을 받으며 첫점프(낙하훈련)를 했던 곳이다.


서울공항 아스팔트에서 긴장하며 군용수송기를 기다리며 대기할 때, 우리와 똑같은 훈련복장을 한 군목이 안전을 기원하는기도를 해줄 때 얼마나 절박했던지...


항공기가 이륙하고 얼마 안되었는데 교관의 '낙하준비' 구령이 떨어지고... 무념으로 무더위 속 창공을 휙 가르고 깊고 깊은 구덩이로 빠져든 느낌이다.


순간이 가고 어깨에 충격이 오고 확 펴진 낙하산에 안도하며 눈앞 한강의 아름다운 환희를 온몸으로 느꼈던 그곳이다.


착륙했던 곳은 조정경기장으로 변했고 주변 허허벌판 미사리는 산전벽해를 이루었다. 


유난했던 무더위가 물러가는 8월의 끝자락에 그곳을 다녀왔다. 한강 모랫길을 걸으려고...


건강에도 좋고 힐링이 되는 맨발걷기는 요즘 아내와 나의 최애 취미가 되었다.


하남, 위례, 분당의 왠만한 걷기코스는 모두 섭렵하고 요즘은 위례 근린공원 황토길에 주로 다니곤 했는데 인터넷에 그럴싸한 정보가 있어  구미가 당겼다.


이름부터 근사한 '미사 한강 모랫길'! 길이도 자그마치 4.9KM라니...


정확한 위치정보가 없어 시청 콜센터의 도움을 받아 미사대교 아래 임시주차장에 도착하니 맨발걷기족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짙은 벚나무가 총총히 그늘을 만든 길이 시원하게 펼쳐저 있다. 이 길은 미사리를 한강의 범람로 부터 보호하기 위한 둑방으로 유니온 파크부근 덕풍천과 만나는 곳까지다. 훈련받을 때 없었던 둑방길이 한강 모랫길로 새롭게 태어났다.


딱딱한 맨흙의 둑방길은 1/3정도를 모랫길로 만들어 취향에 따라 걸을 수 있도록 했다. 맨발로 모랫길, 맨발로 흙길, 운동화를 신고 걷기도 한다. 난 모래길과 흙길사이 적장히 모래가 쌓인 곳을 맨발로 걸었다.

길에 들어서자 마자 시원한 그늘, 바람, 아름다운 한강 풍광을 넉넉히 즐기며 걸을 수 있다. 둑방 아래는 한강자전거 길! 화려한 복장의 라이더들이 씽씽 달리는 모습이 통쾌하다.


내가 원하던 완벽한 걷기코스다. 왕복 10KM 코스라라 체력과 가용시간 고려해서 적절하게 운동을 있어 좋다.


세족실, 화장실 등 편의 시설도 잘 준비되었고, 부드러운 음악도 들리며 조명도 준비된 것 같다. 고맙게도 시민들을 위해 생수도 한통씩 준다(7~8월 혹서기만 제공).

지나가며 농사일을 하는 농부들도 보이고, 호박잎, 깻잎 판다는 안내판도 정겹다. 브런치 카페 두어개가 도 가까이 보인다. 거기서 좋은 분과 맛진 식사 마치고 이 길로 와서 소담소담 걸어도 멋진 데이트가 될 것 같다.


옥에 티가 있긴 하다. 접근성주차문제 인데, 출발점 주차장은 미사대교 쪽과  반대편인 유니온 파크 부근인데 아직 임시 주차장(각각 30~40면)을 운영한다. 시민들 반응이 좋으면 하남시가 더 잘 준비하리라 본다.


마사대교쪽은 도보 접근이 어렵다. 스타필드 가는 초입의 유니온 파크부근에서 덕풍천 갓길로 들어서면 된다. 조정경기장 끝 부근 농구장 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바로 제방길로 들어서도 괜찮다.  


나는 자연상태인 홁길(황톳길, 모랫길)을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 골고루 지압효과 누려 밤에 잠이 잘오는 것을 체득하고 꾸준히 걷는 편이다.


더욱이 이와 같이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 힐링은 덤이다.


혼자서 사색하며 걸어도 좋고, 좋아하는 이와 걸으면 더 좋다.


#하남시 K-어싱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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