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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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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Feb 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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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참! 일을 하다 잠시 쉬는 동안에 먹는 음식으로 육체노동이 심한 노동자나 농번기의 농부들이 하루 세끼의 식사 외 한두 번 간단히 더 먹는 식사를 말한다
.
농경생활을 했던 조상들로부터 이어받은 풍습이며 시골 풍경을 상징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에서도
정겨운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이면에는 힘들었던 육체노동이 있었다. 새참을 준비하는 아낙도 고됬고 일꾼들도 힘들었다. 요즘이야 자장면이나 피자를 논밭으로 배달시켜 새참을 먹는 광경도 보인다만...
오늘 고성군 토성면에 위치하는 새참집에 다녀왔다
.
단원이 그린 그런 새참은 아니지만 시골 정서와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
그 근처에 사는 친구가 지난번 알려줘 한번 다녀간 식당으로 율곡부대 사령부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
식당 외관은 함바집 같은 이미지의 평범한 시골집이나 깨끗해 보인다. 고성 맛집으로 알려진 동루골 막국수집 바로 뒷집이다.
일본에서 공부하고 좀 살다가 귀국한 젊은 부부가 운영한다. 주방관리는 아내가, 홀서빙은 남편이 한다. 홀 서버가 나긋나긋하게 친절하다
.
근데 이 집 식당 실력자는 다른 사람이다
. 주방에서 조용히 음식을 조리하시는 장모님이다.
토박이 고성분으로 음식 솜씨가 뛰어나며 음식에 대한 확실한 철학도 가지신 분이다. 식재료는 직접 농사지으신 것만 사용하고, 재료가 소진되면 식당 문을 내리며, 음식값도 함부로 올리지 않는
단다.
새참칼국수란 식당명은 장모님이 지으신 것으로 부담 없이 먹는 음식이란 의미로 지셨다는데 사실 음식이 특별히 고급지지는 않다.
그러나 새참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준비하셨나
하나하나 정정스런 손맛을 느낀다.
메뉴는
들깨칼국수
, 도토리콩국수, 보리밥 세가지인데 가격은 모두 각각 7천
원이며 점심시간에만 식당을 운용한다.
지금은 손님들이 거의 보리밥만 찾으셔서 매출의
80%가 보리밥이란다. 보리밥을 비비는 장맛이 일품이다. 장모님 특별 비책이 있다고 이리저리 설명하는 데 딸도 사위도 잘 모르는 듯 하다.
오늘도 아내와 보리밥을 먹는 중, 탁자 위에 간장이 보여서 아내에게 물었다.
'
이거 뭐하고 먹는 거지?
'
바로 상황 파악을 한 아내가 주인에게 부침개 가능하냐고 묻는다
.
부부가 달려와서 깜빡 잊었다고 죄송하다며 한 접시 가득 가져다 준다.
너무 많아서 다 못 먹고 TAKE-OUT을 해왔다. 저녁으로 대용해야겠다.
식당을 나서려고 일어서니 친절한 홀 서버가 와서 이른다. ‘다음에 오실 때 혹시 제가 없으면 오늘 부침개 서비스를 못해서 해고당한 줄 아세요!’라고 한다
.
웃는 바람에 계산을 깜박 잊고 나서려다 돌아섰다. 오늘
점심
새참집에서 맛있는 행복을 먹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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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미지의 먼 길로의 여행이다.동반자가 있으면 한결 수월하다.결혼에 이어 은퇴라는 인생의 또다른 변곡점을 지난 장년의 부부가 행복의 신기루를 찾는 旅程의 斷想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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