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비군은 예비군을 비하해서 부르는 속된 말이다. 훈련장에 가서도 훈련에 관심은 없고 군기 문란한 행동을 하는 예비군을 상징하는 말로 사람들에게 회자되어 불린다. 그런데 요즘 세계의 야비군들이 뜬다.
최근에 우크라니아 전쟁뉴스에서 영토방위군이란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수도 키이우를 압박하던 러시아 최정예 부대의 공격을 저지하고, 역습으로 수도권 외곽도시 부차, 체르니히우까지 탈환하고 적을 밖으로 몰아내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는 소식도 있다.
우크라니아의 영토방위군은 우리나라 향토예비군에 해당된다. 목총으로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우습게 보았지만 90만 우크라니아 영토방위군은 이제 러시아의 침공을 막는 주력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한편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은 지난 3월 중순 예비군 훈련장에 전투복을 입고 참석해 예비군 훈련 강화를 강도 높게 주문했고, 군 당국에서도 훈련기간을 기존 1주에서 2주로 확대하였다 한다. 중국의 대만 침략 위협이 어느 때보다 심각한 탓이다.
독일군은 전력 강화 예비군을 3만 명에서13만 명으로 확대하고, 무기장비도 현대화한다고 독일 예비군 개발센터를 다녀온 후 쓰인 보고서에서 보았다. 러시아 탓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예비군들은 현역과 동등한 수준의 전투력을 가진 집단이란 것은 이미 많은 전쟁에서 증명해주었다.
바야흐로 러시아발 침략전쟁 위협은 나비효과를 일으켜 전 세계를 흔들어 놓았다. 모두들 군비경쟁의 출발선으로 이동하는 모양이다.
예비군 분야 강화는 전면전을 대비하는 중요한 분야 중 하나이다. 괄시받던 야비군이 뜨는 모양새다. 사실 이런 추세가 야만의 시대가 될까 걱정은 된다.
예비군은 상비군 즉, 현역과 대비되어 부르는 말로 평시에는 생업에 종사하다가 유사시 국토방위를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자를 말한다. 24시간 병영에서 전투준비태세를 유지하는 현역에 비해 대비태세가 늦고 미약하지만, 국가 입장에서는 적은 예산으로 유사시 대비할 수 있는 군사력이기에 대부분의 국가는예비군을 유지한다.
경제와 안보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국가경영의 비결이라 할까...문제는 실효성이다! 실효성 없는 예비군 제도는 양치기 소년과 같아 국가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사건을 계기로 창설된 예비군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많다. 그러나 목총을 들고 훈련받던 우크라니아 예비군보다 결코 여건이 나쁘지 않다. 한국 남성들의 군 복무 비율이 세계적 수준이듯며, 예비역들의 군사 잠재력도 세계적 수준이다.
문제는 전투의지. 이 나라가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인지에 대한... 이것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높다면 훈련 부실,장비 부족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군인은 왜 싸우는가? 전쟁의 명분은 전투의지로 나타난다. 러시아에 비해 약체로 평가받던 우크라니아의 선전은 전쟁 명분에서 정당성을 가져 국민(군인 포함)들의 압도적 참여와 지지로 유형 군사력의 열세를 뒤집고 푸틴을 코너에 몰아넣은 것이다.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정조만 보호받는다’는 이인수 사건의 판결문이 왠지 떠오른다. 이 시대의 윤리의식과는 전혀 맞지 않지만 안보논리에는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가 있다면 이 땅은 지켜질 것이다.
대륙과 해양세력의 교차되는 지점에서 주변국에 시달리며 살아온 작은 나라! 한국전쟁 후 빈곤을 딛고 경제적 도약과 민주주의를 성취하였지만 빈부의 차이와 사회갈등 문제도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영속할 가치가 있는 나라인가? 국민들의 생각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