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책을 읽고, 해야 할 일도 몇개 있어." 그렇게 머릿속으로 되내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런데 휴대전화를 켜는 순간 새로운 메시지가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그 전에 잠깐 SNS 알림을 확인하고, 뉴스 기사를 읽고, 몇 분 뒤에는 전혀 다른 웹사이트에서 엉뚱한 내용을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요. 정작 해야 할 일은 손도 대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갑니다.
성인 ADHD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고,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 정작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른다면, 그 혼란스러움을 설명하기조차 쉽지 않죠.
가장 큰 어려움은 실행 기능입니다. 계획을 세우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혼란을 겪어요. 어떤 일을 시작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실제로 그 일을 실행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죠.
막상 시작하더라도 몇 분 지나지 않아 다른 생각이 떠오르고, 결국 새로운 작업으로 넘어가 버리니까요.
충동 조절의 어려움도 중요한 특징입니다. 대화 도중 상대방의 말을 끊거나, 듣고 있으면서도 머릿속에는 다른 생각이 가득합니다.
대화에 집중하기 어렵고, 상대방의 말을 완전히 이해하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이런 행동은 때로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감정 조절도 쉽지 않습니다. 스트레스나 좌절을 경험할 때, 강렬한 반응이 일어납니다. 작은 비판에도 감정의 진폭이 크고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때때로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문제들은 사회적 관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약속을 자주 잊거나, 중요한 일정을 깜빡하는 일이 많습니다.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고 대화 중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합니다.
충동적으로 말을 꺼내는 탓에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 때도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단순한 부주의로 받아들이지만, 당사자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도 머릿속이 너무 빠르게 움직이고, 주의가 분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직장 생활에서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어렵고, 일을 끝내기까지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리기도 하죠. 반복적이거나 지루한 업무를 지속하는 것도 힘듭니다.
주변 사람들은 ‘좀 더 집중하면 되잖아’라고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아요.
성인 ADHD겪는 많은 분들이 우울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어려움을 부족함으로 치부하지 않는 것입니다. ADHD는 결함이 아닌, 독특한 심리적 특성이기도 하니까요.
끊임없이 변화하는 생각, 풍부한 상상력, 즉각적인 감정 반응 등은 전통적이고 경직된 규칙을 강요하는 조직에서는 종종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적절한 환경에서는 창의성과 창조력의 원천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겁니다. 표준화된 방식에 맞추려 애쓰기보다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럴 때 ADHD는 힘들고 짜증나는 골칫덩이에서, 나를 나답게 살게하는 자기 수용과 성장의 여정으로 변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