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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심리상담사가 알려 주는 우울증의 7가지 그림자

심리학 이야기

우울증은 살다 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무척 힘겹고 괴로운 사건입니다. 우울증은 단순히 '슬픈 감정'이 아닌, 개인의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인 경험이며, 각 사람마다 경험의 형태와 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을 인지하는 것은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적합한 도움을 제공하는 데 중요합니다. 현대 심리학에서는 우울증을 그 현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분류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나씩 살펴보시죠.




1. 주요우울장애 (Major Depressive Disorder, MDD)

가장 널리 알려진 형태의 우울 장애로, 우리가 흔히 '우울증'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것입니다. 마치 짙은 구름이 깔린 듯한 깊은 우울감이 삶 전체를 지배합니다. 전에는 즐겁게 했던 일들이 더 이상 즐겁지 않고, 매일 매일이 무겁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잠을 잘 수 없거나 반대로 너무 많이 자게 되기도 하고, 식욕이 없어지거나 오히려 너무 많이 먹게 되기도 합니다. 집중이 잘 되지 않고 작은 결정을 내리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자신이 무가치하다고 느끼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이런 느낌들이 2주 이상 지속되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2. 지속성 우울장애 (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 PDD)

과거 '기분저하증(Dysthymia)'으로 알려졌던 이 장애는 2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인 우울감이 특징입니다. 성인의 경우 2년, 아동 및 청소년의 경우 1년 동안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며, 이 기간 동안 식욕 변화, 수면 문제, 낮은 에너지나 피로감, 낮은 자존감, 집중력 저하나 결정곤란, 절망감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주요우울장애와 동반될 수 있으며, 이런 경우를 흔히 '이중 우울증(double depression)'이라고 합니다.



3. 계절성 양상이 있는 주요우울장애 (Major Depressive Disorder with Seasonal Pattern)

주요우울장애의 하위 유형으로, 특정 계절(주로 겨울)에 우울삽화가 발생하는 규칙적인 시간적 양상을 보입니다. 일조량 감소와 관련이 있으며, 에너지 저하, 과다수면, 식욕 증가(특히 탄수화물 섭취 증가), 체중 증가, 사회적 위축 등이 특징적입니다. 증상은 특정 계절(주로 봄)이 되면 완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쬐면 도움이 됩니다.



4. 월경 전 불쾌감장애 (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 PMDD)

여성의 월경 주기와 관련된 심각한 기분 변화를 말합니다. 흔히 겪는 월경전 증후군(PMS)보다 훨씬 격렬한 수준의 감정적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심한 우울감, 불안감, 짜증, 감정 기복을 경험하며, 이는 월경이 시작되면서 점차 나아집니다.



5. 파괴적 기분조절부전장애 (Disruptive Mood Dysregulation Disorder, DMDD)

주로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서 나타나는 형태입니다. 심각한 짜증과 과민함, 자주 반복되는 심한 분노 폭발이 특징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반항이나 나쁜 행동이 아닌, 도움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6. 물질/약물유도성 우울장애

특정 약물이나 물질을 사용하거나 중단하면서 나타나는 우울증입니다. 알코올, 일부 약물, 심지어 일부 처방약도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원인이 되는 물질의 사용을 조절하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7. 다른 의학적 상태로 인한 우울장애

갑상선 질환, 뇌졸중, 파킨슨병과 같은 신체 질환으로 인해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기저 질환의 치료와 함께 우울증에 대한 치료도 필요합니다.




우울증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나 나약함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이 보내는 신호이며, 우리가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돌볼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고, 그 속에서 상처받기도 하고 무너질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울함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가치 있는 존재이며, 그 어두운 터널의 끝에는 반드시 빛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떤 형태의 우울증이든, 결코 혼자 견뎌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느끼는 감정은 타당하며, 도움을 받을 자격이 충분합니다. 때로는 따뜻한 대화 한 마디가, 공감 어린 시선 하나가 삶을 지탱하는 커다란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부디 스스로를 다그치기보다, 조금 더 너그러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봐 주세요. 그리고 필요한 순간, 가까운 사람들에게 주저 없이 손을 내미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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