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시하는 건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
칼럼을 쓰면서..
'나보다 못난 사람에게 무시당해 본 기억이 있는가.'
보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나보다 못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무시당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두 문장을 굳이 구분한 것은 두 문장 사이의 차이가 앞으로 할 이야기의 처음이자 마직막이어서다. 이같은 질문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을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몇 사람에게 질문을 해봤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도 나를 무시할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일이 모르는 사이에 여러번 있었을 것이다.
결국 이같은 경험이 없는 것은 나를 무시하는 주체가 그 사람이 아니라 나 스스로이기 때문이다. 무시당하는 느낌이 드는 건 다른 사람이 나를 실제로 무시하는 지 아닌 지와는 상관이 없다. 그 사람의 눈에 비춰진 나의 모습을 내가 무시하는 것이다. 자존감이 강한 사람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심지어 근자감일 지라도 스스로를 사랑하는 사람을 경멸핤 수 있을까.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 무시당하는 경험을 상대적으로 적게하는 것은 실제 그를 무시하는 사람이 적어서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무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자신을 존중하는 지 무시하는 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나보다 우월한 사람에게 무시당해본 기억이 있는가'
보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나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무시당하는 기분이 든 적이 있는가.'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위의 질문과 구조가 같다. 답을 풀어나가는 논리 또한 같을 수 밖에 없다. 그 사람이 나보다 우월하다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그 사람의 눈에 비춰진 나 자신을 내가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사람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비수로 꽂히는 건 결국 내가 스스로 벼린 날에 내가 베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