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나 아직도 다 사소하디 사소하고 머릿속에 있는 것들 뿐입니다.
신기하게도... 전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최근에 돈을 정말 안 쓴다. 안 쓴다? 기 보다는 쓸 일이 없다. 이 브런치북 연재를 시작하면서 소비통제 습관 들이기를 주력으로 삼았었는데, 그게 통했던 걸까?
우선 하루에 커피는 한 잔 정도 마시는데, 그것마저도 아침에 텀블러에 내려서 가지고 간다. 어차피 회사에서 물도 먹고 해야 하니까 종이컵 사용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회사에 커피머신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우선은 그렇지 못하고, 또 내가 한 달짜리 짧은 프로젝트의 프리랜서 구성원이라 요청하기도 뭐 하다. 회사 1층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1,800원에 판매하고 있는데, 이번 주 5일 동안 단 한 번도 사 먹지 않았으니 9,000원 정도를 절약한 셈이다. 일주일에 9,000원씩 한 달이면 36,000원이다. 치킨 한 마리 정도는 절약할 수 있다고 보면 되겠다.
점심, 저녁은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법카로 해결하고 있다. 이것도 원래 집에서 밥 해 먹는 습관을 들여놓아서 잘 절약하고 있긴 했는데 아예 0원이 된 거라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주말에 한 번 정도 배달음식으로 15,000원 미만을 소비하고 있는 게 좀 아쉽다. 이것도 아낄 방법이 없을까? 싶으면서도 과거의 내 행태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많이 줄인 거라는 생각도 들고...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물론 프로젝트가 차주부터 더 바빠질 예정이라 어떻게 될지 예측은 잘 안 간다. 어쨌든 몸이 바쁘고 고달프면 배달 앱을 켜기가 더 쉬워지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주에 15,000원이면 달에 60,000원이라는 소리인데 그러면 커피 값 아낀 게 소용이 없어지기에... 두 번 정도로 줄이도록 노력이라도 해봐야겠다. 한 번이라도 줄이면 그게 또 성공인 거지 뭐,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해 보기로 했다.
웬만해서는 택시 탑승을 절제하고 있는데 최근에 딱 한번 탔다. 10,000원이 넘게 나오는 거리였는데 오랜만에 탔더니 우버에서 쿠폰을 주어 절반 가격만 결제할 수 있었다. 5천 얼마에 목적지까지 도달했으니 만족스러우면서도... 또 5천 얼마면 지하철 왕복값보다 큰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엔 어쨌든 그만큼 시간을 절약하면서 10분이라도 더 잔 거니까 아쉬워하지 말자 생각했는데, 지날수록 아쉬운 게 사실이다. 그냥 그 10분을 좀 더 일찍 자면 건강에도 좋고 내 지갑에도 좋은 것을...! 물론 내가 시간이 돈으로 연결되는 프리랜서인 건 맞지만, 아직까지 시간> 돈이 되는 규모까지는 도달하지 못했다. 요컨대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가 택시로는 20분(출근시간엔 좀 더 걸릴 수 있다.), 지하철로는 40분 정도 걸리는데 이 20분을 손해 본다고 해서 내 소득의 규모가 달라지지는 않는다. 아직까지는 시간을 아끼기보다 내 생활 패턴을 통제하는 게 더 이득인 고로 지하철을 고집하기로 마음먹었다. 되려 20분을 손해 보는 시간에 책이라도 한자 더 읽으면 블로그 리뷰라도 남길 수 있으므로 손해가 아니라 이득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든다.
그 외에, 이 프로젝트가 짧기도 짧고 돈 받는 것 이상의 일을 해낸다고 해서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다. 물론 이렇게 생각한다고 해서 이 프로젝트를 대충 하고 넘길 생각은 없다. 어쨌든 연결된 사람들이 커넥션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나의 커리어에 어떻게든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다. 고로 열심히는 하겠으나 돈 받는 것보다 월등하게 해낼 생각은 없다. 그들이 나에게 기대했던 것 이상의 모습을 보이되 너무 손해보지 않는 선에서 해낼 생각이다. 물론 지금도 그러고 있고 말이다. 어쨌든 나의 몸과 마음도 자산이니까 그 무엇도 다치지 않는 선에서 즐겁게 일하면 그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남자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것 중에 우리의 경제적 자산 규모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남자친구와는 결혼을 고려하고 있는 사이라 언젠가 우리가 재산을 합칠 수도 있다는 걸 늘 염두하고 있는데, 이번에 남자친구의 자산 규모에 변동이 생길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말하자면 미래에 대한 투자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다. 나는 예전부터 생각해 두었던 장기적인 플랜-크지 않은 초기 투자비용과 유지비를 통한 대단치는 않지만 도움이 되는 불로소득 창출-을 공유했다. 이번 남자친구의 투자가 100% 안정적이지는 않더라도 다른 투자보다 안정적인 편이고, 또 어느 정도 본인도 미래의 가치창출에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 손에 모든 돈을 맡기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있고, 그게 내가 생각하는 장기적인 플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어서 서로 소비통제를 좀 더 해보자는 결론이 도출되었다. 남자친구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만큼 나도 같이 졸라매면 내 플랜의 초기 투자비용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항상 생각만 했던 일인데 남자친구와 공유를 하고 나니 준비를 좀 더 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레퍼런스나 실제 사업 모델에 대한 조사를 좀 더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깊게 파고들 순 없겠지만, 그래도 쫌쫌따리로 자료를 모아둘 생각이다.
묘하게... 이 브런치북 연재가 나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생각만 하기보다 글로 남기는 것이 미래의 내가 나를 돌아볼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말이란 게 뱉은 후에야 무게가 생기기 때문에 더 그런 것도 같다. 여기에 '소비통제를 하겠다.'라고 쓰고 소비통제를 안 하면 다음 글을 쓸 수가 없으니 말이다. 생각한다고 했으니 생각해봐야 하고, 다음 글을 연재할 때 누가 읽든 읽지 않든 나는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게 원동력이 되어 소비통제를 실천으로 옮기게 만들었고, 이제는 내 사업 모델을 실체화하게 될 것이다. 분명 지금 자금이 넉넉지 않은데도 언젠가 넉넉해질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 생각이 실체화되기 위해서는 내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매주 글을 씀으로써 스스로 자각한다. 재테크 쪼질이로서 이 브런치북을 연재하기로 선택한 건 아마 내 인생의 주요한 변동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한 줄이라도 쓰고자 자꾸만 경제지를 들여다보고 있으니 말이다. 혹여나 자신의 경제관념이 걱정되는 분이 있다면 이 절차를 한번 밟아보시는 것도 추천드린다. 어쨌든 나는 피부로 나의 변화를 느끼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우리 재테크 쪼질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여전히 불황은 계속되고 글로벌 정세는 불안하다. 이 어두운 현실에서 수억의 금은보화를 발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희미한 빛이라도 있다면 그쪽으로 발길을 옮겨볼 수는 있지 않을까? 그 희미한 빛을 찾기 위해 틈새마다 들여다보는 건 결국 우리의 몫이다. 그 희미한 빛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발길을 옮기며 틈새를 들여다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 내가 이 브런치북을 연재해 오면서 수 억 원대의 자산가가 되었다면 이 말이 더 설득력이 있었겠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여정에 있는 사람으로서 포기하지 말자는 말 밖에는 할 수가 없다. 여기저기 들여다보고 공부한다고 꼭 돈 많은 자산가가 되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그럼에도 한평생 이 경험이 귀중한 자산이 될 거라는 건 확신할 수 있다. 뭐든 공부하고 배워놓으면 인생에는 도움이 되기 마련이니까. 그러니 여러분 또 힘내서 한 주를 달려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