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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권 Aug 26. 2019

글이 편히 쓰기 위해 필요한 것

며칠째 간단한 글을 쓰려 했는데 진도가 나가지 않아 고민을 했다. 

그냥 내 생각을 정리하면 되는 글이었는데도 


자꾸 엇도는 글들의 편린을 보며 곰곰히 그 이유를 따져보니 

때로 글을 쓸 때 문맥을 잇기 어려운 것은 

너무나 많은 생각, 때로는 모순된 생각을 한 글에 담으려 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를 특정한 모습으로 꾸며 노출시키려는 욕망과 관련이 있다. 나를 어떤 일화나 묘사를 통해 특정한 모습으로 내보이려는 의도와 욕망들은 산만하며, 그 결과로 서로 다른 방향에서 손목을 잡고 끌어대는 잡상인처럼 내 삶의 궤도를 이리저리 흔든다. 그리고 그 방향성은 어린아이 같을 뿐만 아니라 유치한 것이다. 그 궤적들을 쫓아가며 삶의 완성된 형태를 갖추는 것은 사실 불가능한일이다.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는 우리는 자신의 자리를 찾기 어렵다.      


글을 쉽게 쓰기 위해서, 그리고 진짜 마음이 담긴 글을 쓰기 위해서, 글을 통해 나를 어떤 인간으로 내 보이려는 의도들을 버려야만 하겠다. 

 결론은 내 글에서 ‘나’를 내려놓는 것 이 아닐까? 그게 쉽지 않을 지언정 내려 놓아야 우리는 좀더 쉽게 글을 쓸 수 있고 호흡을 할 수 있다.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정말로 살아갈 수 있다. 


그냥 담담히 자신신을 반추하는 것. 

우리가 글을 통해서 유치해지지 않고 성숙해 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 방법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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