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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 EZ Aug 08. 2017

지극히 인간적인 덩케르크

170723

이거 전쟁영화야, 괜찮아?


유독 공포물이나 사운드가 강한 영화에 약한 나에게 심군이 물어본다. 그냥 왠지 놀란이라서 괜찮고, 영화의 색감이 예뻐서 괜찮을 것 같았다. 오랜만의 심야영화는 개봉한지 얼마 안된 영화도 한가로이 볼 수 있어 좋았다.

덩케르크 괜춘할듯?

 후기를 언뜻언뜻 봤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영화 특유의 잔인함과 처절함을 생각하고 영화를 관람했다. 속으로는 쾅쾅대는 대포소리등을 들을 각오도 하고 헐리우드 특유의 영웅담이 곁들은 그래서 전장에 뒤쳐진 한사람을 살리기 위해 모두를 죽이는 그런 시나리오를 은연중에 생각했다. 처음 시작할 때 까지만 해도 그렇게 진행될거라고 비웃듯이 생각했다.


덩케르트 시작부분 (출처-다음포토)

 한 소년병이 총탄이 날아오는 전장 한가운데에서 함께 걷던 동료들의 주검을 뒤로 한 채 혼자 살아남아 참호까지 이동한다. 스나이퍼들이 영국군이 기다리는 참호 앞에서 그들에게 나도 영국군이라고 외치고 덩케르트 안으로 들어가고야 만다.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덩케르트 주인공들 (출처-다음포토)


덩케르트 주인공들 (출처-다음포토)


덩케르트 주인공들 (출처-다음포토)

 공간이 하늘과 바다 땅으로 삼분할되며 사람들 각자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동시에, 한명인줄 알았던 주인공들은 여러명으로 늘어난다. 어떻게서든 살고 싶어 다른 사람보다 우선 순위를 잡으려고 묘수를 쓰는 소년병, 개인배가 구조용으로 차출되어 자신의 배를 직접 몰고 구조를 나선 요트의 선장, 바다로 탈출하는 사람들이 살아서 나갈 수 있게끔 하늘에서 엄호를 하는 비행병, 그 외에 각자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많은 캐릭터들.



 각자 캐릭터들은 전장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적어도 인간성을 저버리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신기하게도 죽음을 가장 빨리 맞이하는 사람은 살기위해 인간성을 버리는 사람들로 대변된다. 자신의 삶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강도하는 사람들은 결국에는 좋지 않은 결말을 맞는다. 인간과 비인간의 사이에서 그들은 죽음을 바로 옆에 둔 몇번의 시도끝에, 결국 탈출에 성공한다. 적어도 놀란은 인류 최대의 비인간적인 상황에서도 인간적인 사람의 편을 들어준 셈이다.

 애석하게도 놀란의 편집은 친절하지 않다. 평범한 시간의 흐름으로 이야기가 구성되지 않는다. 하지만 오묘하게 시간이 교차하면서 시간의 흐름대로 일치되어질 때 묘한 희열이 느껴진다. 그들이 시간의 흐름 속 어디쯤을 지나가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생각할 시간이 없지...) 아무래도 인터스텔라를 작업했을 때 시간의 교차에 대해 하나의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가뜩이나 잘 만드는 사람이 계속 실력이 는다.

출처-http://www.comingsoon.net/


전장의 군인들을 탈출시키려는 해군의 시도는 어뢰로, 폭격으로 전부 실패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을 탈출시키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요트를 몰고 온 평범한 사람들이다. 소년들의 전쟁터로 몰아넣은 어른들이 비겁하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던, 자기 몫의 의무를 지고 싶었던 사람들 말이다.


출처-다음포토

 이 영화에 전형적인 영웅은 있지만 생각보다 비중이 크진 않다. 주인공이 5명으로 나눠지면서 톰하디분의 파일럿정도가 자기 희생을 하는 극적인 영웅정도로 인식이 된다. 그 외에 다른 사람들은 그저 살아있다는 이유로 살고 싶고, 인도적인 이유로 사람을 구하고 싶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이다. 놀란은 카메라에는 그런 아름답지만 세상과 같고 영웅이라 하기엔 평범한 사람들을 담았다. 보고나서 큰 흐느낌이 있는 과장된 감동보다 살려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에 안도하는 영화였다. 아마도 놀란은 평범한 사람의 영웅성을 표현하는데 이 영화를 더 집중한 것 같다.


파일럿이 마스크 벗기 전까지는 누군지도 몰랐다. 시종일관 억울한 눈빛을 하고 있어서 누군지 궁금했는데 톰하디였다니...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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