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200205

by 이지 EZ
3cba9208bf4b4d8ebe9501a973660b561575337410464.jpeg 남산의 부장들 중(출처-다음 영화)

학교에서 역사시간에 근현대사를 제대로 배웠던 기억이 없다. (워낙 공부를 안 했던 사람인지라 나만 모르나 했었는데 그것도 딱히 아니었던 것이 전교에서 놀았던 친구의 기억에도 근현대사는 없다.) 그 후에도 근현대사는 그다지 염두에 두지 않았던 상태로 세월이 흐르고 나서 비교적 최근에 김재규의 이름을 들었다.


박통의 최후의 순간에 그의 오른팔이었던 김재규는 박통을 암살했다. 그의 죄는 순식간에 판결이 났고 그의 처형 역시 기다림 없이 진행되었다. 세간의 평가가 너무나 갈리는 대통령과 궤를 같이하는 암살자의 연결.


남산의 부장들을 보며 영화 26년을 떠올렸다. 통장에 29만 원이 전부인 그분을 암살하려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희생자의 후손들을 그린 그 영화에서 나는 주인공들보다 더 잔상이 남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그분의 옆에서 거의 평생을 경호해왔던 사람이었다. 암살을 저지하며 주인공들에게 내뱉은 그의 절규는 그가 존재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었다. 일평생 옳은 일이라 생각해왔던 사람이 부정되는 순간 자신의 존재 자체도 부정된 것이다. 김재규는 딱 그 사람의 포지션에서 마지막 순간 그와 반대의 행위를 했다. 자신의 충성이 잘못된 길이었음을 깨닫고 행동으로 이뤄지는 자아성찰이 그를 평가하려는 시도의 많은 변수가 되었다. 그리고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만약, 김재규가 남산으로 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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