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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예지 Sep 14. 2021

궁금한 건, 어디서부터 시작하냐는 겁니다.

스마트폰 문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매일 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몸은 무겁고, 머리도 띵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허전하죠. 작은 위로와 기분 전환이 필요해 폰을 열어 봅니다. 



스마트폰의 과도한 사용이 문제가 있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를 합니다. 다만, 스스로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어떻게" 조절해가며 잘 사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해결책을 위해서는, 우리가 스마트폰을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상황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계속 보게 되고 멈추지를 못하는 이유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스마트폰 디톡스 코칭은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그럼, 우리는 주로 언제 스마트폰을 보게 될까요?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는 것은,  시작(충동)과 반복(무의식적 습관) 두 가지가 작용됩니다.



회사에 다녀오거나 집안일을 마쳤을 때, 힘든 공부나 수업 후, 즉 별로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해야 하는 일을 마쳤을 때 쉬고 싶어집니다. 친구와 만나 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약속을 정하고, 시간을 들여 하는 활동은 간단하게 반복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처럼 삶의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 스마트폰만큼 쉽고 간편하게 충족감을 주는 것을 찾기 어렵습니다. 



또는, 마음이 외롭고 허전하다고 느낄 때에도 폰을 봅니다. 폰을 보는 순간, 뇌가 빠르게 전환되며 부정적인 감정을 잊을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심심하거나 무료할 때입니다. 우리의 뇌는 늘 자극을 원합니다. 심심하고 지루한 것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음식도 두세 끼니만 같은 메뉴를 먹어도 질리잖아요? 늘 새로운 것을 원합니다. 



출퇴근(또는 대중교통으로 이동) 할 때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인간은 타인 없이 살 수 없지만, 낯선 타인 속에서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낍니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지요? 



얼핏 보면 심심해 서라고만 여길 수 있지만, 타인과 공유해야 하는 공간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방법입니다. 폰에 몰입하는 순간 주변이 의식되지 않습니다. 그 시간을 오롯이 내 공간인 것처럼(?) 보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두뇌가 인식하는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나도 모르게, 습관적으로'입니다. 습관은 고치기 어렵기 때문에 습관(사전적 의미 :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방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습관이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시작은 이런저런 상황이지만, 모든 시작이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습관으로 고착화되기 때문이지요. 



어느 순간, '내가 이걸 왜 보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고, 딱히 재밌지도 않은데 내 의지와 무관하게 클릭을 계속하고 있다면, 이미 꽤 강력한 습관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겁니다. 



습관을 고치는 첫 번째 단계는 그런 습관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고칠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진심으로요. 우리의 정신구조는 90%가 무의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무의식의 동의 없이는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습니다.



여기에서 두뇌구조를 또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뇌는 '신경가소성'이라는 특성으로, 반복적으로 계속하는 행동과 관련된 신경회로가 발달합니다. 반대로, 줄어든 행동과 관련된 신경회로는 퇴화합니다. 근육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무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은, 이전에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반복해서 계속하게 되는 것인데, 이것이 습관이고, 신경가소성에서 기인하는 것이죠. 








어떤 방아쇠가 습관을 촉발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위에서 말씀드린 폰을 집어 들게 되는 상황들에 해당되는 것이죠. 뇌는 익숙한 것을 반복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정한 패턴을 활성화해서 반복할 때마다 뇌 속에 점점 더 분명하게 새겨집니다. 한 번 자전거를 타는 법을 배우면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는 것처럼요. 



오래된 좋지 않은 습관을 없애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강력한 새로운 습관을 들여 대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처음 습관이 생기는 이유는 뇌가 특정한 행동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했기 때문이지만, 일단 습관이 생긴 뒤에는 동기를 부여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이것이 중독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더 이상 쾌락을 느끼지 못하지만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이유입니다. 



모든 중독은, 습관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불안해지면 더 습관대로 행동하고 싶어집니다. 중독의 쳇바퀴인 것이죠. 



충동이 생겼을 때 대신할 일을 미리 정해두면 도움이 됩니다. 운동이나 독서, 산책, 글쓰기와 같은 긍정적인 활동이면 더 좋습니다. 



스트레스 관리도 중요합니다. 사람의 모든 행동의 기저에는 감정이 작동하고 감정은 생각을 지배합니다. 생각은 행동을 유발하죠. 



스트레스는 습관을 강화합니다. 새로운 행동보다는 오래된 습관을 선택하도록 합니다. 마음이 여유 있고 안정되어 있을 때는, (능동적 행동을 관장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전전두피질이 아주 능숙하게 뜻을 관철합니다. 다이어트를 꾸준히 해 나다가 연인과 싸우면 다 무너지고, 가족과 갈등이 생기면 규칙적으로 하던 운동을 내팽개치게 되는 이유입니다. 스트레스가 커지면, 가장 깊이 새겨진 무의식적 반복 행동을 하거나 충동의 노예가 됩니다. 



마음이 불안하거나 나쁜 습관인 줄 알면서도 자꾸 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면,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심호흡을 하세요. 필요한 만큼 반복하세요. 길고 느린 호흡은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진정시킵니다.



많은 습관이 스트레스로 촉발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습관이 발동하면 통제할 유일한 방법은 전전두피질을 활성화시키는 것입니다.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히 소개해 보도록 할게요. 



뻔한 결론입니다만,  반복해서 연습하고 훈련하라는 것입니다.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뇌가 다시 세팅될 때까지 반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좋은 소식은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생활을 바꾸면 뇌도 바뀝니다. 나쁜 습관이 빠르게 자리 잡았듯이, 좋은 습관으로도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합니다. 저도 직접 경험했습니다. 중독적 유튜브 시청에서 일을 통한 바쁜 일상으로, 그리고 운동과 독서로요. 



더 나은 삶을 살고자 고민하시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스마트폰 사용을 조금만 통제해 보는 것으로도 삶의 통제력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습니다.

 


다음 글을 통해 스마트폰 디톡스에 도움이 되는 실행방안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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