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파심...
아직도
걱정인형
우리 어머니는 걱정인형입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걱정뿐입니다.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걱정
눈이 오면 눈이 온다고 걱정
해가 나면 해가 난다고 걱정
저는 이미 다 컸건만 아직도 걱정뿐입니다.
너 밥은 잘 챙겨 먹고 다니니?
날 추운데 따습게 입고 다녀라.
밤늦게까지 놀지 말고 일찍 일찍 좀 다녀.
깜깜해서 운전 어떻게 하고 가니?
빙판길 미끄러운데 조심히 다녀라.
제가 아직도 어린 아인 줄 아시나 봅니다. 이제는 그런 어머니의 마음도 알 나이가 되었건만 아직도 아이 취급하는 어머니께 괜스레 심술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어머니가 맞나 봅니다. 이런 심술이 나는 것을 보니 나는 아직도 어린아이가 맞나 봅니다.
아직도
걱정이 태산...
저의 사부님은 노파심이 심합니다.
제가 하수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걱정뿐입니다.
자세가 한결같다고 걱정,
볼에 집중을 하지 않는다고 걱정,
스윙이 가다가 멈춘다고 걱정,
저는 이미 초보 탈출을 했건만 항상 노파심에서 하는 걱정뿐입니다.
-그립 파지는 가볍게 하고 적당한 텐션을 유지해라.
-서비스 리턴 전에 스텝 인은 하니?
-스플릿 스텝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날아오는 볼 구질과 형태를 잘 파악해라.
-마음을 비우고, 어깨에 힘을 빼라.
-집중해라. 볼과 라켓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앞에 놓고 스윙 아크를 크게 해라.
-서두르지 마라. 생각하고 스윙하고, 생각한 후 움직여라.
-위기에서 마인드 컨트롤을 잘해라. 게임 스코어 4-4 상황에서는 감각을 잘 다스리는 자가 승자가 된다.
아직도 사부님의 눈에는 제가 하수로만 보이는가 봅니다. 나름 구력이 되고, 이만하면 중급 실력이라고 인정받을 만한데 여태 하수 취급하면서 자칫 교만해지고 나태해질까 봐 주의를 주는 사부님이 매정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알아갈수록 어려운 것이 테니스다 보니 사부님의 가르침에 따를 수밖에요. 늘 노파심으로 저를 대하는 것을 보니 저는 아직 하수이고 고수의 길은 멀기만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