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에 테니스를 담다

군자불기

by 조원준 바람소리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그릇과 같은 존재가 아니다.


각각의 그릇마다 그 쓰임이 정해져서 탄생을 하고 다른 쓰임으로는 그것을 용납하지는 않는다.


진흙으로 만든 옹기나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그릇, 또는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그릇 등 소재가 다른 그릇들은 용도에 맞게 사용돼야만 빛을 발할 수 있는 법이다.


공자는 가장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군자를 제시하면서, 이런 그릇들에 비유하여 군자는 한 분야에만 정통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식견을 갖추고 있어야 하며, 또 서로 다름을 받아들이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즉, 한 가지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 같은 사람은 큰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말하기 위해서 ‘군자불기’라는 말을 사용한 것이다.


현 사회는 하나의 용도로만 쓰이는 그릇과 같이 한 분야만 깊이 아는 전문가보다는 다방면에 두루 잘 아는 박학다식한 제너럴리스트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크기는 자신이 담고자 하는 양에 따라 바뀌는 게 아닐까?




고수불기(高手不器) : 고수는 그릇과 같은 존재가 아니다. 한 가지만을 알고 의존해서는 코트에서 강자가 될 수가 없다.


코트에서 강자란 어떤 환경에서라도 경기를 할 때 어떤 상황에서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줄 알아야 한다. 먼저 공을 치는 방법에서 보더라도 한 게임 동안에도 다양한 스트로크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테니스 한 게임 중에 한 포인트를 얻기 위해서는 위닝샷이 터지기 전까지는 과정이 있다.


서브로 시작되고 포, 백핸드스트로크 응수, 나름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랠리가 이어지는데 대체로 긴 과정이 되기 전에 점수가 나버리기 십상이지만 그래도 몇 번의 공방을 주고받으며 포, 백핸드스트로크와 발리, 로브와 스매시까지는 진행이 된다.


이를 보더라도 게임 중에 최소한 몇 개 샷을 활용하게 되는데 결론은 아무리 강력한 한방 샷을 무기로 삼고 있다 해도 매번 한 가지 샷에만 의존해서는 게임을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득점을 기대하며 날리는 한방 샷의 성공률이 매번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상대는 나의 취약점을 파악하면 그쪽으로만 집중공략을 하여 나의 전력을 반쪽으로 만들어 무력화시키기 때문이다.


다음은 코트의 환경을 말하자면

코트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강한 체력과 스트로크가 요구되는 클레이코트, 빠른 볼과 낮은 바운드에 대응하기 위해 순발력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잔디코트, 공격적인 플레이어에게 유리한 하드코트가 있다.


이처럼 코트마다 특성이 달라서 플레이 스타일과 사용하는 신발, 라켓의 스트링이나 텐션 등이 모두 다를 것이니 이제는 특정 코트에서만 잘해서도 안 될 일인 것이다.


코트에 맞게 특정 코트에서 독보적인 프로들이 있다. 라파엘 나달처럼 클레이 코트에서만 81연승의 강자가 있는가 하면 윔블던 잔디에서만 8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페더러가 있고, 하드코트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조코비치가 있지만 진정한 챔피언은 각 코트를 아우르는 힘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가 아니겠는가.


이러한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개인마다 플레이할 때 가장 자신하는 주 무기 외에 여타 다른 샷들도 본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르게 활용할 능력을 갖춰야 하고 특성이 다른 각각의 코트에서 적응력 등 모든 걸 두루 갖춘 플레이어야말로 코트의 군자(제너럴리스트)가 아닐까 한다.




카를로스 알카라스도 2026년 호주 오픈에서 우승하여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였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