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입문기...

-추월-

by 조원준 바람소리

바람소리... 비록 초보자였지만 테니스장에 나가면 여기저기서 챙겨주는 선, 후배 분들도 많았는데 고향에서 생활하면서 원만한 대인관계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다 내가 할 탓이라고 일찍 나와 코트 면을 관리하고 나오는 선배분들에게 깍듯이 인사로 반기니 싹싹하고 인간성이 그런대로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이 되었을까요?


몇 개월 동안 악천후 일기 빼고 빠진 날 거의 없이 다니면서 운동하시는 분들의 얼굴을 거의 익혀갈 즈음 당시 중급실력의 한 후배가 단식 게임을 하자고 합니다.


타이틀을 걸면서...

"어이~ 형! 피프틴 접어 줄게~~!!!"라고 소리치니... 부담 없는 이온 음료 내기 정도라서 콜을 합니다.

“플레이 보올~!” 과 함께 경기가 시작되는데 내기라고 긴장이 됩니다.


첫 내기 게임...


그 후배가 조절하는 대로 움직이는 볼을 쫓는 저의 발동작이 바빠지는데... 리모컨에 의해 조작되는 장난감처럼 좌우로 왔다 갔다 앞뒤로 짧게 길게 네트 앞에 짧은 볼을 잡으러 가면 머리 위로 넘기는 로브 볼까지 모든 샷이 속수무책 대처할 길이 없었습니다.


레슨 때 폼은 아예 실종되고 뛰고 또 뛰고 헉헉대고 겨우 넘기면서 오기가 발동을 하는데 이 또한 자극이 되니 나쁜 현상만은 아닌 듯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이 되었고, '오냐~! 그래 어디 한 번...' 오기가 각오로 변하고 '이들을 딛고 올라서야지!' 하는 저 혼자만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제게 설움과 수모를 준 사람들을 머리에 떠올리면서 마음속으로 살생부를 작성하였습니다.


L00 – 처리 기한 : 3개월 내

모 xx - 같은 기간

B氏 - 6개월짜리

K氏 - 1년 반 내(?)

아무도 안 보이게, 소리 없이 명단 작성 끝~~~!!!


3개월 후, 리턴매치!


피프틴을 접어주는 그 후배는 3개월 목표의 첫 제물이 되었는데 한 내기 주선자가 저녁내기 이벤트를 만들어서 당시 내기 관전자들에게 저녁 식사로 녹두삼계탕 한 그릇씩과 약간의 주류가 제공되는 금액이라서 좀 부담은 되었습니다만...

하수들의 시합이지만 거한 내기 금액이어서인지 아니면 주선자의 파워인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전을 하는 가운데 드디어 시합이 시작됩니다.


내기 금액도 부담이지만 관중의 시선을 의식해서였을까? 서로 간의 자존심 대결이 되어 긴장감도 평소 배가 돼서인지 입술은 마르고 입 안의 상태는 건조한 사막이 돼버렸습니다.


몸은 통나무처럼 굳어서 로봇이 라켓을 쥐고 스윙을 하는 모양으로 볼을 네트 위로 넘기기에 급급하고, 또 결정적일 때 더블폴트는 왜 나오는 걸까?


게임 중에 자기 기량을 최고조로 발휘하고 아니고는 마음에서 기인된다는 새롭고 커다란 배움이 있었으며 후일 내기 경기가 멘털 강화에 약간의 도움이 된다는 것도 알고 땀 흘린 보람이 매우 큰 저녁이었습니다.


많은 노력을 쏟아부은 그로부터 3년 후...


A코트에서 게임을 하는 저에 대해 그 누구도 뭐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는데 왜냐하면 명실상부한 군 테니스 대회에서 A조에 속해 우승을 하였고(물론 보조였지만), 뭐라고 했던 그들이 살생부 명단에 있는 사람들이었기에 그랬습니다.


어느 누구든지 코트에서 누군가 서운하게 했던 일들을 한두 번 정도 겪었을 거로 봅니다만 이를 자극으로 여기고 극복하는 데 방법을 찾는 것이 오히려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서 본인의 에너지를 소진해야 소진한 만큼의 결과도 따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

.

.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