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콩쥐라 불리는 생후 2개월 된 몰티즈 아기 애완견이 우리 식구가 되었는데 그 당시에 애를 키우는 게 싫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았습니다.
새끼 땐 가리지 않고 용변을 본다거나, 귀찮게 군다거나 할 때는 짜증도 났었지만 애가 커가면서, 예쁜 짓도 하고 하여 情이 많이도 들었습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뗄 수 없는 가족이 된 거죠...
12 년째 넘어서던 해엔 아픈 곳이 서서히 나타나 큰 수술 두 차례에 고비도 넘겨 한숨 돌려서 오래 살 것 같았었는데 몇 주 전에 가벼운 폐렴 증세를 보이더니 이젠 노환으로 가벼운 병마저 이기지 못합니다.
2주일 동안 병원 치료와 지극 정성으로 보살핌에도 아이의 병세는 호전되지 않고 간헐적인 통증에서 점점 심해져 새벽에도 일어나 울부짖는 애를 보고 마음이 미어져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말은 하지 못해도...
"아빠~ 너무너무 힘들거든요?..."
"제발..." 하는 거 같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아이를 품에 안고 병원을 찾아가는 길...
길이라도 막혔으면 살아있는 모습 잠시라도 더 볼 수 있을 텐데 평소와는 다르게 막히지도 않고 왜 그리 빨리도 도착하는지...
14년 동안 함께 생활했던 우리 아이를 눈물로 보내고 제 가슴속에 묻었습니다...
'아가야... 잘 가라...'
지금도 현관문을 가만히 열고 들어서면 아이가 왈왈 대며 저를 반기는 거 같은데 두리번거리는 동안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글을 써가는 이 시간에도 아이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우리 아이 좋은 곳으로 갔겠죠?...
200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