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한 지도자께서 교육시간에 이런 말씀을 합니다. 예전에 테니스는 배우기도 어렵고 배운 다음에 클럽에서 활동하기도 어려워서 입문자 10명 중에 두세 명 정도만 남았다고요. 이유는 레슨 때 올바른 폼을 만들기 위해 훈련만 시키다 보니 제풀에 지친 레슨자들이 흥미를 잃어서 그런다고 하여...
그분의 지론은 발상을 전환시켜 기초를 닦을 때 바른 폼은 가르쳐 주되 레슨이 끝난 다음 언더라도 서브만 넣을 줄 알면 게임을 하도록 하여 흥미를 유발해 주니 10명 중에 6~7명이 남아 생존율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물론 폼이 제대로 잡힌 다음 게임을 하는 것이 맞지만 게임을 하다 보면 기초가 안 돼 흐트러진 폼을 본인 스스로가 깨닫고 나중에 바른 자세를 만드는데 연습을 집중하여 효과가 크다고 합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 필요한 샷은 포, 백핸드 스트로크, 발리와 스매시 그리고 서브인데 각 샷을 정석으로 마스터함으로써 자세도 좋고 게임을 하더라도 잘 배운 폼을 적용시켜야 만족도가 높고 나중에는 기량향상도 빨라지는 것인데 처음부터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 저런 방법을 쓴다고?...'
배우는 순서를 두되 꼭 그 틀 안에서의 교육을 고집하지 말자는 취지인 것 같은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취하는 방법을 말함이지만 100% 동의만은 할 수 없는 저만의 생각이 지도자님의 논리와 상충하는 대목입니다.
80년도 중 후반쯤에는 테니스를 배울 때는 정식 코스로 레슨을 받아 배우는 수도 있었지만 동네 선후배 분이 볼을 어느 정도 치면 따라다니면서 배우기도 하고 독학으로 배우는 경우가 많았고 배울 때 제대로 된 폼은 아니지만 게임에 필요한 동작들을 숙달시켜서 바로 게임에 임합니다.(정식이든 아니든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충동적으로 일어나니까요)
게임을 하면서 승부를 가리는 재미에 맛이 들어서 우선 포인트에 직결되는 “인과 아우트”만 신경 쓰다 보니 조심스러움 때문에 폼이 제대로 나올 리가 없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 그 폼이 그대로 고착 돼버릴 확률이 높습니다. 그런 연유에서 인지 좋은 폼은 아니지만 실제로 잘 치기도 하여 게임 승률이 높은 일명 ‘겜돌이’로 부르는 사람들이 현재 시니어부에 많이 계십니다.
저런 모습을 오래전부터 봐왔으니 배우는 과정이 바르지가 않다고 생각이 됨으로 내가 입문자를 가르치는 지도자가 된다면 나는 생존율에 연연하기보다는 좋은 자세를 만드는 것을 우선으로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테니스에 매료된 가장 큰 이유는 입문 전에 우연히 테니스장에 사람을 만나러 갔다가 어느 동호인의 허리가 휘어지는 톱스핀 서브와 게임 중에 낮게 깔려오는 볼을 백핸드 슬라이스로 위닝 샷을 만드는 코치 선생님의 멋진 폼에 반해서 입문을 하였고 지금까지도 폼생폼사를 고집하는 1인입니다.
배울 때 자세도 잘 갖추고 조기에 게임에 임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지도 방법 중에서 찾아보면 충분히 해답이 있을 것도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막 입문 때부터 레슨을 하면서 게임보다는 먼저 좋은 폼을 갖춰야 하는 이유와 더불어 흥미를 유발하게 하는 또 다른 요소를 가미해야 할 것으로 보며 그 일은 사명감을 가지고서 가르치는 지도자의 몫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