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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과 시합 이야기...

호주 오픈 4R에서...

by 조원준 바람소리


매년 1월 호주 멜버른 올림픽 파크에서 열리는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는 연초 테니스 시즌을 알리는 첫 메이저 대회입니다.


북반구는 겨울이지만 이곳은 섭씨 40도가 웃도는 폭염 속에서 경기가 진행되다 보니 중도에 기권하는 선수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그런 와중에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면서 다음 라운드까지 오르는 선수들을 보면 감탄과 존경심이 저절로 우러나옵니다.


최정상에 도달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험난한 일정 중 대회 7일째, 로드레이버 아레나 코트에서 열린 로저 페더러와 토마스 베르디흐의 16강 전에서의 풀세트 접전은 이 대회 최고의 명승부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1,2 세트는 4-6, 6-7, 베르디흐 승 이후 남은 세트에서 6-4, 6-4, 6-2으로 극적인 역전승으로 페더러가 8강에 진출합니만 이날 경기에서 먼저 승기를 잡아 위협한 것은 베르디흐 쪽...

이미 페더러에게 승리를 거둔 적이 있는 베르디흐는 강력한 백핸드 패싱샷과 에러 없는 스트로크로 첫 세트부터 페더러를 좌우로 몰아붙이더니 16강까지 무실점 세트를 이어간 페더러에게 첫 세트에서 6-4로 실점을 안겨주고, 2세트 역시 베르디흐의 집념이 빛을 발하면서 번번이 페더러의 주 무기인 포핸드를 손쉽게 맞받아치며 응수하면서 결국 타이브레이크(7-4) 끝에 2세트 마저 챙겨가며 승기를 잡아갑니다.


베르디흐가 대어를 다 낚았나 싶었는데?...

3세트부터 본격적인 페더러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체력을 바탕으로 한 정신력을 발휘하는 페더러는 차분하게 한 샷 한 샷 집중을 다해 샷을 날리면서 초반에 무리를 한 베르디를 공략, 서서히 자기 페이스로 게임의 흐름을 전환시키면서 3,4세트에서 6-4 승 세트스코어 2-2 동점을 만들자 마지막 세트에서는 더욱더 본연의 여유로운 모습을 찾기 시작하여 예전 황제의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결국, 페더러는 초반 더블폴트를 7개나 범하며 고전했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에이스 3개를 추가하는 등, 지옥과 천국을 오가면서 환희의 값진 승리를 일궈냅니다.


마치, 결승전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멋진 경기를 감상하니 경기 내내 버릴 것 하나도 없는 명품 샷들을 눈으로 포식한 거 같습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둘 다 8강에 진출했으면 좋으련만 마지막 세트에서 명암이 엇갈리는 것을 보면서...


‘이길 수 있을 때 끝장을 내야 하는 것...’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없다...’라는 정신력과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습니다.

2009. 1




'2024 호주오픈 테니스 소식'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8천650만 호주달러·약 761억원) 남자 단식 4강에 선착했다.

조코비치는 23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10일째 남자 단식 준준결승에서 테일러 프리츠(12위·미국)를 3-1로 물리쳤다.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조코비치는 이어 열리는 얀니크신네르(4위·이탈리아)-

안드레이 루블료프(5위·러시아) 경기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타이브레이크까지 치른 1세트만 1시간 24분이 걸렸을 정도로 팽팽히 맞선 둘의 경기는 2세트를 프리츠가 따내면서 더욱 접전 양상으로 흘렀다.

그러나 3세트를 조코비치가 6-2로 비교적 쉽게 가져갔고, 4세트에서는 게임스코어 4-3에서 조코비치가 프리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시간 45분 만에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사진 출처 : 노바크 조코비치 [EPA=연합뉴스]




앞서 열린 여자 단식 8강전에서는 코코 고프(4위·미국)가 마르타 코스튜크(37위·우크라이나)를 2-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사발란카를 물리치고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고프는 이어 열리는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11위·체코) 경기 승자와 4강에서 맞대결한다.

고프는 1세트 게임스코어 1-5로 끌려가다가 타이브레이크까지 가서 승부를 뒤집었고 2세트는 반대로 타이브레이크에서 패했다. 3세트 들어 게임스코어 5-0으로 훌쩍 달아나며 3시간 9분이 걸린 접전에서 살아남았다.

2004년 3월생으로 만 19세인 고프는 15세였던 2019년 윔블던 16강까지 오르는 등 어린 나이부터 성인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낸 고프는 은퇴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기대를 모으는 선수다.

사진 출처 : 코코 고프 [EPA=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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