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은 1월 중순이지만 너무도 포근한 날씨 탓에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들이 봄이 왔다고 세상 밖으로 튀어나올 수도 있겠다.
계절은 마지막 절기인 대한도 남았고 입춘이 아직 멀었건만 봄이라고 착각이 들 정도로 포근함에 잔설들이 녹아 땅속으로 스미니...
테니스장의 출입문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란 입춘첩의 좋은 문구를 붙여놓고서 일산 모임이 크게 길하고 여기에서 함께한 모든 분들이 경사스러운 일만 많이 생기길 기원하는 마음이 된다.
날씨 따라 좋은 분들이 점점 모여들고 맛있는 점심 식사와 배정된 경기를 즐겁게 풀어나갈 생각에 모두가 행복한 표정들이다.
그 행복의 출발은...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호박죽을 뜨는 수저로부터 시작되어 생일 떡 케이크에 이어 스페셜 생선회와 순번도 정할 수도 셀 수도 없을 만큼 끝없이 나오는 먹을거리가 상 위로 쌓여서 네 발의 상다리가 버틸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여기에 잘 짜진 게임 판을 보노라니 이 또한 풍성한 음식 못지 않아 머리 속에는 팽창된 엔도르핀이 터지고 어깨에는 힘이 불끈 솟아 한 게임 기대감으로 마주치는 서로서로에게 가벼운 흥분을 불러온다.
신명나게 어우러진 코트 세 면에서는 남복, 여복, 혼복의 공식 경기가 끝나고 흥미진진한 이벤트 경기로 내복, 뉴복, 알복이 이어진다.(여기서 내복이란 내기 복식 게임의 준말이며 뉴복이란 새로 오신 분들과 일산의 멤버들과의 매치게임, 알복은 공식 경기를 마친 후에 서로 알아서 하는 경기를 말한다. ㅎㅎ)
오늘은 스페셜 데이라 그런지 여느 때보다 더욱 푸짐한 먹을거리에 상다리가 휘어지고, 어떤 게임을 선택해도 즐겁고 긴장된 경기 속에 코트를 밟는 내 다리도 몹시 후들후들 거렸다.
일산에서 일요일마다 열리는 테니스 잔치는 모든 것이 풍성한 자리만큼 뒤처리도 그만큼 많은데,,, 모임이 끝난 자리에 남겨지고 흩어진 쓰레기를 치우면서 말끔하게 정리하는 누군가의 부지런한 손길들과,,,
며칠 전까지 살인적인 한파로 인하여 수도관이 얼어 설거지 감을 그대로 집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히말라야 K2봉만큼이나 높게 쌓인 빈 그릇을 싱크대에서 혼자서 씻을 마니님께 감사하며...
그리고 많은 것들을 준비해 주시고 수고해 주신 운영진 여러분께 곱으로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