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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원준 바람소리 Nov 07. 2024

테니스 단상(斷想)...

뱀과 사람...

    

이른 아침 가을 산에 오른다. 등산로 주변에 아직 무성한 잡풀들이 새벽이슬을 달고서 발길에 채는데 발목 근처에 스칠 때마다 어쩐지 기분이 으스스하다.    

 

'한발 한발 떼는 걸음 저 아래에 혹시 배암이?...'

'풀 속에서 똬리라도 치고 있는 뱀과 눈이라도 마주치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 오금이 저려 오르다 말고 방향을 바꿔서 다른 길은 택한다.    

 

근거 없는 얘기지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이 뱀에 물리면 상처가 생겨 붓기도 하고 독이라도 있으면 치명적이고, 사람 이에도 독이 있어 뱀을 꽉 물면 마찬가지로 뱀 등이 퉁퉁 붓기도 하고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낭설이 진짠지는 모르겠지만...      


山을 오르다가 진짜로 뱀을 보게 되면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그 자리에서 멈춘 채... 짧은 시간 오만 가지 생각이 스쳐간다. 인기척에 놀란 뱀도 사람을 경계를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지는 않을까?     


주로 사람이 뱀을 무서워하지만 뱀도 사람을 두려워한다니 어쨌거나 서로가 서로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임은 틀림이 없다.    



 

시합장에서 코트를 오가면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마주한다. 갖춰 입은 복장도 화려하고 나보다는 고수처럼 보이는데 혹여 상대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서로가 잘 모르고 또 입장이 비슷하다면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스스로 의연해질 필요가 있다. 미리 품은 걱정은 몸과 마음을 위축시켜, 경기를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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