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하나. 둘. 셋

by 조원준 바람소리

그냥...

이른 아침에 휴대폰 벨소리...

창에 뜨는 발신자 표시에 눈에 들어오는

이름 석 자

‘000...’


참으로 오랜만에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무슨 일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타지에서

어찌 지내시는지 안부 차 ‘그냥’ 걸었답니다.

"오!... 감사~~~!!!"




‘그냥’의 의미...


모르는 관계에서의 ‘그냥’은 말 그대로 무관심의 ‘그냥’이며 보고, 듣는 모든 것들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스쳐지나 보냅니다.


그러나 테니스를 통해 인연이 된 우리 사이의 ‘그냥’은 스치는 ‘그냥’이 아니라 늘 상대 근황에 대한 궁금함과 관심이 내재되어 있는 상태에서 마음속 깊은 정을 보였을 때 상대에게 들키는 게 좀 쑥스러워 엉겁결에 나오는 표현이 ‘그냥’이 아닐까 합니다.


표현의 쑥스러움 때문에

저절로 나와 버리는 첫마디...

‘그냥’...


“응... 그냥~”

“아~ 그냥요...”

“그냥, 뭐...”


우리들의 ‘그냥’은 말대로의 ‘그냥’이 아니라 새색시의 볼처럼 수줍음이 가미된 또 다른

情스러운 표현이 아닐는지요?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

늘 그리운 사람들에게

‘그냥’ 안부라도 물어야겠습니다.


2005. 11



이별 후...


이별 후 스산한 마음은 석양빛과도 같고

노을처럼 번지는 그리움이 미련 같기도 하여

사랑인지 이별인지 분간이 어렵다.


감추려 해도 이별의 아픔은 더욱 선명해지고

거부해도 흐르는 마음은 그대에게로 간다.


몇 번을 뉘우쳐야

그대 내게로 다시 돌아올까?


얼어버린 그대 마음 풀릴 때까지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으마.




오고 가며...

여름의 끝자락에서...


가로수 은행잎들이 작은 바람에 나풀거리지만 봄의 생동감을 지나 이제는

그 생명력을 잃고서 가을 색으로 변할 날만 기다리고 있다.

어김없이 오는 계절의 시계(時計)는

어쩌면 사람들 사이에서 반복되는

사랑과 이별의 본바탕이 아닐까?


봄이 오고 갔고,

여름이 지나가는 중이고

가을이 오고 있다.


2022. 8. 26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