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을 찾아보니 주객전도란 "주인과 손의 처지가 뒤바뀐다는 뜻으로, 사물의 경중(輕重), 선후(先後), 완급(緩急) 따위가 서로 뒤바뀜을 이르는 말."로 나와있다.
테니스에서 주객전도란 주인과 손님의 입장이 서로 바뀐다기보다는 초보자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순간 상황이 뒤바뀔 때를 말함.
테니스 복식경기에서 실력 차가 많이 나는 사람과 파트너를 하여 게임을 하는 경우가 있다.
『실력 차가 많이 나는 사람이란 구력으로 따지면 2년 차 이하로 비슷한 또래나 구력자들끼리 흥미 위주의 경기를 즐기는 초보자나 입문 후 레슨을 받았지만 볼을 치는 기술 외에 게임 시 필요한 기본사항(포지션, 위치 선정, 전술 전략에 대한 지식이 없는 상태)을 갖추지 못한 상태의 사람을 말함.』
실력 차가 많이 난다 함은 반대로 다른 파트너가 상급자임을 말하며 보통 게임을 상급자가 주도하는 입장에 서므로 포지션의 비율이나 볼을 다루는 비중도 60% 이상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팡팡팡-----------------
파앙~
양 팀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서 스트로크 랠리 중이다. 쌍방이 득점을 위해 게임의 주도권을 잡으려고 상대 팀을 압박하거나 빈틈을 노려 허를 찌르거나 타구에 강약 조절을 하면서 타이밍을 뺏기도 한다.
초보자와 파트너 하여 게임을 할 때의 포지션은 상급자는 베이스라인의 근처에서 볼을 관제해야 하므로 주로 사선형이다. 그리고 초보자는 네트 앞에 위치하며 행동반경이 다소 제한적이다.
게임 중에 스트로크 랠리는 항상 긴장감이 따르고 서로 집중력을 높여서 볼을 신중하게 다룬다. 초보자는 가끔씩 상황 판단의 미스로 본인이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위치를 벗어나 볼을 쫓아다니면서 진영을 흩트려 놓기도 하는데 이렇게 설쳐대는 상황을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한다.
주객전도를 없애는 방법은 초보자들은 앞에서 말한 기본사항을 잘 배우고 숙지하여 게임 시에 적용하는 수밖에 없다. 사안의 경중(輕重)과 선후(先後)를 모르고서 주객전도가 잦으면 얻어 듣는 것은 잔소리요 잃은 것은 다음번 파트너이다.
덧붙이는 말.
일반 사회에서 빈부나 신분의 격차가 있듯이 테니스 세계도 마찬가지로 실력의 차이로 인하여 어느 누구든지 동등한 입장이 될 수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주객전도란 게임 중에 상황의 흐름을 모르기 때문에 발생될 수도 있는 일이며 교만은 아니더라도 발칙한 약자가 될 수가 있다. 그 발칙함을 없애려면 본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페어로 하는 복식경기에서 객(客)으로 부르는 초보자의 역할은 아무것도 없단 말인가?’ 하고서 반문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 객(客)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네트 앞에서 라켓만 들고 서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후위 플레이어는 그곳으로 볼을 함부로 줄 수가 없으므로 클로스로 칠 수밖에 없어 상대의 공격 루트가 좁아지고 본인이 책임져야 할 볼에 대해 마무리를 잘해주면 전력에 큰 보탬이 된다.
때로는 본인의 서브 때와 리턴할 때 빼고는 네트 앞에서 라켓만 들고 서있다가 게임이 끝난 경우도 있지만 이는 초보자가 겪어야 할 하나의 과정이며 실력이 향상되면서 자리 이동도 조금씩 생겨나므로 자괴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
테니스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용어인 '주객전도'로 게임 중 상황을 표현해 봤다. 이것은 테니스의 기술 외적인 부분에 힘든 경우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기량향상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항상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음에 대한 주의(注意)이기도 하다.
나중에 그 자리에서 벗어나 상급자의 위치에 서게 되면 또 다른 하수가 그 옛날 내 자리에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다. 아버지의 고충은 아버지가 되고 난 후에 알게 되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