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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이별은 예고 없이...

by 조원준 바람소리


가을비가 바람을 앞세워
계절을 찢고 있다.

낙엽의 심장을 관통하는 하얀 우박
길가엔 썰물에 갯벌처럼 드러난 갈색 무덤

가을을 끊어내는 며칠은
계절과 이별하는 혼돈의 시간.

만날 약속도 없는데
첫눈이 온단다.

앙상해진 가지마다
눈꽃이 소복하다.

202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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