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도 ㅣ 침묵이 남긴 흔적

나의 길 위에서 너의 침묵을 듣는다

by 온도계

간절한 외침이

세상 끝에 닿을 때쯤


누군가 대답해 주리라는

작은 기대를 걸지만


들려오는 건

나의 고함의 메아리였다.


세상의 끝없는 침묵 앞에

무기력해진 나의 신발은


외로움의 길 위에

잠시 멈춰 서 있었다.


매일 걷고 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일상 속에서


왠지 모를 씁쓸함에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걸어온 길 위로

발자국이 새겨져 있었다.


그대들의 침묵에

나의 길을 걷고 있었고


세상의 고요함에

나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겨졌다.


메아리쳐 울리던

나의 고함에 귀를 기울여


그대들의 소리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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