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도화지에
무엇을 그리고 싶었을까.
어떤 그림도
검은 도화지가
삼켜버릴 것 같아
들었던 색연필을
다시 내려놓았다.
내가 원했던 세상은
찬란하지 않았던가
주저하며
되묻기를
반복하다
원을 그리고
그 안에
나의 눈동자를 담았다.
흔들리는 동공에도
세상을 담을 줄 알아
어머니의 김치찌개와
그 냄새를 그렸다.
나의 세상이었던
어머니는
거친 삶을 등에 지고
보드라운 솜털로
나의 눈을 덮었다.
시간이 남긴 감정과 흔적을 씁니다.사건보다 그 이후에 남은 온도에 오래 머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