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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 여덟 번째!

버드

by 달빛바람

개요 드라마 미국 161분

개봉 1988년 (미국)

연출 클린트 이스트우드 Clint Eastwood


1. Opening 오프닝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버드』는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문장을 서두에 걸어놓는다.


'There are no second acts in America lives.'
(미국인의 삶에는 2막이 없다.)


이 짧은 문장은 찰리 파커의 운명을 예언처럼 압축한다. 가장 미국적인 소설 스타일을 완성한 작가 피츠제럴드는 화려한 절정과 동시에 치명적인 몰락을 경험했듯 재즈 뮤지션 파커 또한 천재성과 파멸이 뒤섞인 삶을 살아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이 문장을 통해 관객에게 일찌감치 선언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전기 영화가 아니라 삶의 1막에서 모든 것을 불태워버린 한 인간의 초상화라고.


찰리 파커의 음악은 늘 벼랑 끝에 서 있었다. 그가 만들어낸 비밥은 재즈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지만 그 혁신의 대가로 그에게 남겨진 것은 피폐한 육체와 고독뿐이었다. 관객은 오프닝의 문장을 떠올리며 파커의 연주가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를 갉아먹으며 토해낸 울부짖음이었음을 점차 깨닫게 된다. 감독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보다 그 빛이 꺼진 후 남겨진 어둠에 카메라를 오래 머무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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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바람입니다. 작은 극장을 품은 마음으로 영화와 일상의 자잘한 조각들을 주워 담습니다. 줄거리보다는 스크린 너머에 잠든 숨소리 같은 것들을 조심스레 건져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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