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간-음주운전이라고요? 제가요?

술 안 마셔도 걸리는 음주단속?

by 글쟁이게이머 L군

저와 저의 사랑하는 아내 Y양은 온천을 참 좋아합니다. 특히 조용한 산속에서 즐기는 노천탕을 너무나도 사랑하죠.


하지만 한 가지 작지 않은 취향차이로 크게 갈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목욕탕에 대한 호불호입니다. Y양은 노천온천은 매우아주많이크게 좋아하지만, 일반적인 목욕탕 형태의 온천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답답하고 시끄러워서 그렇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목욕탕도 제법 좋아합니다. 저도 조용한 것을 선호하지만, 기분 좋게 한숨 잘 수도 있고, 전문가의 손길로 때도 밀고 마사지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집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제법 좋은 온천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정기적으로 목욕을 하러 가고 있는 중입니다. Y양은 예상대로 별로 관심이 없다고 해서 혼자서 가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한국에도 좋은 온천이 많이 있습니다. 그걸 찾아다니는 것도 큰 즐거움 중 하나죠(사진은 율암온천)

사건(?)은 오랜만에 온천에 갔다가 귀가하던 날의 저녁에 벌어졌습니다.


오랜만에 기분전환 삼아서 근교의 온천에 갔었는데, 목욕을 끝내고 나니 제법 시장기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식사를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시간대여서 간단하게 요기 정도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편의점에 들렀습니다.


그리고 별생각 없이 운전하면서 천천히 먹을 생각으로 빵과 우유를 골라서 계산한 뒤, 차에 시동을 걸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주단속을 하고 있는 경찰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술은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기에 아무런 거리낌 없이, 참된 민주시민의 자세(?)로 음주 측정에 응했죠. 그런데 어라? 측정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기기를 확인한 경찰분은 차를 옆을 빼라는 지시를 내리더군요.


제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술은커녕 알콜이 들어간 물건에는 오늘 하루 종일 근처에도 간 적이 없는데? 거기다 가족들 사이에서 전담 운전수(?) 같은 역할이라 술 자체를 아예 안 마신 지가 벌써 몇 년이 지났는데 음주단속에 걸렸다고?


그런데 그 순간, 머릿속을 스치는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크림빵’을 먹으면 음주운전 단속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의 기사였죠. 그리고 제가 요기 삼아 먹고 있던 빵은 바로 ‘땅콩크림빵’이었습니다.


…네, 하필이면 딱 하고 걸리는 물건이었던 거죠.


그래서 단속하시던 경찰관분도 사정 대충 알겠다는 눈빛으로 저를 도로 옆으로 유도하신 뒤, 물로 입을 행군 다음 다시 시도해 보자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잠시 입안 정돈을 한 뒤 재차 검사를 했을 때는 당연히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나왔고, 저는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관분은 이런 일이 제법 흔한지 딱히 신경 쓰지 않았고, 오히려 저에게 규정대로 진행한 것뿐이니 마음에 쓰지 말아 달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제가 단속에 걸려 있을 때 제 뒤에 있던 운전자가 ‘저런 XX가 진짜 있네?’라는 느낌으로 바라본 것 같았던 것은 기분 탓이겠죠. 그 와중에 진짜 음주한 건 아니라고 해명해 주신 것은 고마웠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렇게 예상치 못한 물건 때문에 음주단속에 걸리는 경우는 제법 많다고 합니다. 만약 문제가 되더라도 실제로 음주를 안 했다면 침착하게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경찰분들도 자주 겪는 상황이라 능숙하게 대응해 주실테니까요.


그리고 딱히 강조할 필요는 없는 것이겠지만, 진짜로 음주운전하는 일은 절대 없으셨으면 합니다.

진짜로 큰일 납니다.


002.jpg 크림빵 이외에도 가글액, 감기약 등등은 음주측정에서 걸릴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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