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남겨진 그 게임의 명대사-05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

by 글쟁이게이머 L군

폴란드의 회사인 CDPR에서 제작한 인기 RPG 시리즈, 위쳐 시리즈. 동명의 원작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이 시리즈는, 출중한 완성도와 매력적인 캐릭터, 인상적인 스토리 등으로 출시 이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 인기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시리즈 최고 명작이라 칭송받는 ‘더 위쳐 3: 와일드 헌트’는 무려 한국에서만 밀리언 셀러의 기록을 달성할 정도로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완벽에 가까운 한국어화와 훌륭한 한국음성 더빙도 지원하기에, 그것만으로도 플레이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는 명작 중 하나죠.

001.jpg 넷플릭스에 드라마로도 올라와 있어서 이쪽으로 접하신 분들도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암울한 분위기의 중세 판타지인 이 작품에서, 주인공 게롤트는 위쳐라고 불리는 괴물 사냥꾼입니다. 특유의 백발과 고양이 같은 눈이 인상적인 이 존재는, 평범한 인간을 뛰어넘는 엄청난 근력에 마법도 사용하지만 그로 인해 사람들에게 배척당하는 존재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을 괴롭히는 괴물이나 악령들을 쓰러트릴 수 있는 것은 위쳐 밖에 없기에, 평범한 사람들은 위쳐에게 큰돈을 들여서 괴물 퇴치를 의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이런 모순적인 상황으로 인해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들은 위쳐 시리즈에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괴물을 처치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보다는 자신들을 갈취하는 나쁜 존재라 욕을 더 먹고, 의뢰금 때어 먹히는 것은 예사에 심한 경우 목숨도 위협받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이 작품을 플레이 한 사람들 사이에서 제법 깊은 울림으로 다가오는 대사가 하나 있습니다.


If I'm to choose between one evil and another, I'd rather not choose at all.

만약 더 큰 악과 작은 악 중에 하나를 택해야만 한다면, 나는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겠다.


여러모로 저주받은 운명 속에서 진흙탕을 구르며 살아가는 위쳐의 삶을 압축한 느낌이 드는 대사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위쳐 시리즈를 대표하는 명대사 중 하나로 꼽기도 하죠.


하지만 의미심장한 것은 저 대사가 실제로 게임에서 나오는 상황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의뢰를 수행하던 도중, 이래저래 사정이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된 다음, 어느 한쪽만 살릴 수 있는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그 선택의 끝에서 다른 한쪽이 완전히 무너지는 것을 본 이후 에필로그에서 나오는 대사이기 때문이죠.


물론 다른 쪽을 선택한다고 해도 시원한 결말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선택에 따른 결과들만 담담하게 나오게 되죠.


002.jpg 완성도 높은 시나리오를 자랑하는 위처3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에피소드로 손꼽히는 ‘피의 남작’ 퀘스트에서 들을 수 있는 대사


하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아무 선택도 하지 않는다’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선택 자체를 안 해버리면 나의 뜻과는 완전히 다른, 전혀 예상치 못했던 파국이 찾아오는 경우도 많죠.


그러니 어떤 형태로든 우리는 선택을 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최소한의 주도권이라도 스스로 가질 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게롤트도 이렇게 덧붙이는 것이겠죠.


‘대부분의 경우에 선택을 했으면 절대 뒤돌아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선택이란 선택을 하지 않는다는 선택도 포함되는 것이겠죠.


후회는 남습니다. 아쉬움을 느끼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죠. 하지만 그런다고 과거가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끝까지, 뒤돌아 보지 말고 계속 나아가서 '결말'을 봐야 할 겁니다. 그것이 '선택'을 한 사람이 져야 하는 '책임'일 테니까요.


003.jpg CDPR에서는 새로운 주인공을 내세운 신규 위쳐 시리즈를 준비 중이라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 ‘선택’이 위쳐 시리즈를 더욱 드높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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